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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와 언론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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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와 언론의 거리
  • 전민일보
  • 승인 2010.11.12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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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건 방송이건 1인 미디어와 무관하게 돌아갈 수 없는 세상이다. 이 순간에도 수십만, 아니 수백만이 1인 미디어를 통해 부지런히 서로 소통하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나 카페, 블로그를 넘어서서 이젠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한 의사소통이 많은 이들의 일상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만큼 모바일 인터넷을 즐기는 사람들의 의사소통 과정에는, 기존 언론매체가 끼어들 틈조차 없다.
 그야말로 1인 미디어가 웬만한 신문, 방송보다 더 위력적인 세상이다. 독자의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신속하게 널리 전파되는 그 특성상, 1인 미디어가 신문이나 방송뉴스를 보완할지언정 기존 언론매체가 1인 미디어를 보완하기란 어렵다. 시사(時事)를 체계적으로 종합한다는 점 말고 적어도 1인 미디어가 지닌 강점만을 볼 때에는 그렇다는 이야기다. 신문은 1인 미디어를 통해 전해진 소식들을 뒤늦게 담아내기도 하니, 어쩌면 오히려 신문이 1인 미디어의 뒤를 따라가는 형국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이만큼 1인 미디어의 위력이 대단한 세상이 되고 보니, 신문이건 방송이건 대부분이 어떻게든 1인 미디어가 지닌 강점을 자기 매체에 결부시키려 애쓴다. 얼마나 다양하고 풍부한 컨텐츠를 확보하느냐가 그 언론사의 매체로서 생명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네티즌과 블로거의 글이 더욱 다양한 시각과 깊이 있게 밀착된 내용으로 대중의 시선을 끌어들이고 있으니, 언론사들이 네티즌과 블로거의 글을 주요 콘텐츠로 다루는 데에 익숙해졌다. 그래서 언론사마다 블로거들의 공간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기사와 링크시키기도 하며 자사 매체와 1인 미디어의 관계를 활성화해 보려고 공을 들인다.
 지금 우리 지역 언론은 어떤가? 지역이슈를 주로 다루고 커뮤니티도 형성이 쉽지 않은 지역 언론의 현실을 보면 1인 미디어의 컨텐츠를 활용하는 것이 어려운 편이다. 1인 미디어가 중앙의 이슈에 더 눈길이 쏠려있고 그나마 이들이 지역 언론의 커뮤니티도 잘 드나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더러 1인 미디어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애쓰고 1인 미디어와 관계를 고민하여 적게나마 나름의 성과를 내는 사례는 있다. 몇몇 언론사는 자사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블로그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해 두었고, 어느 언론사는 이미 몇 해 전부터 자사 사이트를 통해 시민기자제를 운영하며 시민기자의 글을 골라서 지면에 올리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시민기자로서 열정을 갖고 맹렬한 활약을 보이기도 하고, 지역의 공공기관들이 시민기자가 지적해낸 사항을 반영하기도 했다.
지역 언론이 이렇게 1인 미디어와 관계맺기를 시도해 온 것은, 자사 매체의 언론활동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기 지지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지역 내에서 언론매체로서 그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성을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양한 시각의 글들을 생산하는 1인 미디어는 지역의 언론과 지역을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기자가 생산하는 기사와 블로거의 기사가 충돌하는 일도 잦을 수 있겠다. 시각의 차이가 있을 테니. 그렇지만 하나의 사안을 두고 벌어지는 기자와 블로거 간 경쟁은 다양성과 속도에서 상승효과를 얻어낼 수 있는 긍정적인 경쟁일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지역의 언론과 일정 정도 언론활동을 공유하게 되는 1인 미디어는 당연히 해당 지역 언론에 우호적일 수밖에 없고, 스스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한다. 지역 언론의 입장에서 독자보다 더 강력한 지지자를 얻게 되는 과정이다.
그렇다고 지역 언론과 1인 미디어의 관계에서 지역 언론만 일방적으로 이점을 얻는 것은 아닐 것이다. 1인 미디어도 지역 언론과의 관계를 통해 저널리즘의 수준으로 점차 다가설 수 있겠다. 그만큼 안목을 높일 수 있고 콘텐츠의 질도 높일 수 있으니 말이다.
허나 우리 전북의 실상을 보면 아직 멀었다. 지역 언론과 1인 미디어 사이의 관계가 제대로 성숙해가기는커녕 채 그 모양이 형성되지도 않은 듯하다. 지역 언론사들이 애써 열어 놓은 사이트의 블로그는 처음 보였던 활발함과 역동성이 둔해진 듯하고, 블로거들도 굳이 지역 언론사가 열어 놓은 사이버 공간에서 놀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안타깝다. 사람들 사이에 오고가는 의사소통의 공간과 지역 언론의 공간은 아직 거리가 있나보다.(독자권익위원, 전북의정연구소 주간 金壽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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