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0 01:08 (금)
월드컵 축구 경기와 치맥
상태바
월드컵 축구 경기와 치맥
  • 전민일보
  • 승인 2010.06.22 0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름철 보양식은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서민적인 음식은 닭고기다. 삼계탕, 닭백숙, 닭죽 등 닭으로 만든 음식은 우리의 입맛을 쩝쩝 당기게 한다. 어린 닭의 뱃속에 인삼, 마늘, 대추, 황기, 찹쌀 등을 넣어 끓인 삼계탕은 전 국민이 여름이면 반드시 한 그릇쯤 먹어야 하는 음식이 됐다. 이중 닭요리의 최고봉은 옻닭이라는 말도 있다. 옻닭의 효능에 대해서는 많은 말들이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위장에 좋다는 것이다. 다만 많이 먹으면 간에 부담을 준다는 것.
  삼계탕 중에 가장 영양가 있는 건 전복삼계탕이다. 닭과 전복의 궁합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졌다. 닭과 함께 전복, 인삼, 마늘, 은행, 밤, 대추, 들깨가루, 찹쌀, 황기, 엄나무를 넣고 끓인 전복삼계탕은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이다. 닭과 해물 외 20여 가지의 재료로 우려낸 진한 육수를 들이 마시면 속이 후련하다.
  닭고기는 두뇌활동 촉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육류다. 닭고기는 뇌신경 전달물질의 활동을 촉진시키며 스트레스를 이겨내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다른 육류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높고 소화가 잘되는 닭고기는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을 필요로 하는 임산부에게 훌륭한 영양식이다.
  또 닭의 날개 부분과 닭발에는 콜라겐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콜라겐은 일상적인 식사만으로는 충분한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자외선과 노화 등에 의해 쉽게 파괴되므로 미용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콜라겐 함량이 많은 닭의 날개와 닭발을 먹는 것이 좋다. 그래서 닭고기는 피부미용과 골다공증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오늘날에는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닭고기, 하지만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닭고기는 매우 귀중한 식품이었다. 우리네 시골에서는 어느 집에서나 닭을 놓아 길렀다. 어미닭은 한가로이 알을 품거나 병아리를 몰고, 수탉은 당당하게 마당을 누볐다. 새벽이 오면 긴 울음을 뽑아 밥 지을 시간이 되었음을 알려주었고, 암탉이 낳은 달걀은 빈한한 밥상을 다소나마 위로해 주었다.
  요즘 ‘치맥(?)’이 인기 폭발이라고 한다. 치맥! ‘치맥’이 뭘까? 좀 생소한 단어다. 이는 치킨과 맥주의 줄임말이다. 맥주안주로는 치킨을 최고의 궁합으로 꼽는다는 데서 생긴 말이다. 치맥! 말만 들어도 입맛이 당기고 군침이 감돈다.
  요즘 국민들의 남아공 월드컵 응원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편의점은 물론 대표적 야식거리인 통닭, 피자점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치킨 주문이 폭주하면서 배달 소요시간도 늦다. 심지어는 치킨 집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지난 12일, 한국대 그리스의 첫 경기 때는 치킨, 피자업계 모두 배달폭주로 인해 미처 판매하지 못할 정도로 높은 수익을 냈다고 한다. 월드컵 응원에 지친 목과 배를 달랠 수 있는 피로회복제로 치맥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치킨외식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과 그리스의 전 때 팔린 치킨은 무려 70만 마리. 아르헨티나전이 열린 17일은 치킨 소비가 자그마치 150만 마리라고 한다. 과연 월드컵 축구경기와 치맥과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가.
  ‘국민 축제’로 자리 잡은 축구경기. 축구하면 또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이다. 무엇보다 축구경기에서 가장 사랑받는 것은 뭐니 해도 맥주다. 요즘처럼 월드컵 축구경기 시즌에는 친구나 직장 동료들이 한데 모여 호프집에서 TV를 함께 보며 즐기는 게 제격이다. 특히 사랑하는 연인끼리 함께할 때 알콜이 들어가면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한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 축구 경기와 한국축구대표팀의 주류부분 공식후원사도 맥주회사다. 이중 우리 고장 봉동에서 만든 하이트 맥주가 한국축구대표팀 공식 후원사인 것이다. 태극전사들을 위해 다양한 후원도 하고 응원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참 고마운 일이다.
  따라서 오는 23일 오전 3시 30분 한국 대 나이지리아 3차전 경기 때도 치맥이 인기를 누릴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치맥을 먹고 응원에 힘을 북돋워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많은 닭들이 월드컵 축구 때문에 희생당하고 있다. 통닭이 무슨 죄인가?  

신영규 / 수필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화려한 축제의 이면... 실종된 시민의식
  • 만원의 행복! 전북투어버스 타고 누려요
  • 삼대가 함께 떠나고 싶다면, 푸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