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근로자 가운데 책임자 겪인 이모씨. 그는 자신의 집 보증금까지 빼서 임금을 대신 지급했다가 길거리에 나앉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하도급 건설사에서 3년 동안 일을 맡겨주겠다는 말만을 믿고 공사에 필요한 자재 등을 구입한 상태로 피해 금액이 더욱 더 커졌다.
전라선 익산-신리간(34.4㎞) 복선 전철화사업에서 하도급업체인 ㅂ건설이 계약 파기를 선언하면서 수 많은 일용직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5039억원이 투입되는 KTX 운행 철로를 건설하는 전철화사업은 남강토건 등 8개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한 전라선철도(주)가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주관사 등이 하도급사로 선택한 ㅂ건설이 최근 공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겠다며 포기를 선언하면서 수개월 동안 일을 해온 일용직 근로자들은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이들 근로자들은 공사를 포기한 업체로부터 고용된 것이므로 이 업체를 통해 임금과 자재비용을 지급받아야 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 체불로 인한 생활고에 쪼달리고 있다. 근로자들은 그동안 일만 죽으라고 했는데 막막하기만 하다며 공사를 포기한 건설사는 막연하게 기다리고 하는데 무엇 하나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오는 봄이 그렇게 달갑지 만은 않다.
그런데도 원도급자인 남강토건 등은 계약을 파기한 하도급업체가 부도난 게 아닌 상태로 직접 지불은 어렵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이들 근로자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일자리를 잃고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은 자신들을 고용한 업체에 항의를 하려고 해도 당장 일손을 놓을 수 없는 상태여서 어려움이 더 크다. 이씨는 가장 어려운 근로자들에게 집 보증금까지 빼서 우선 지급했다가 길거리에 앉게 됐다며 3년간 일을 시켜준다는 업체의 말만을 믿고 무리하게 자재를 구입해 피해액이 수천 만원에 이른다고 토로하고 있다. 관계 당국은 이 지경까지 왔는데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 일용직 근로자들의 마음에 한파가 불어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