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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삶의 옷감을 짜는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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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삶의 옷감을 짜는 실
  • 전민일보
  • 승인 2010.02.24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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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란 사람의 사상, 감정, 의사표현을 전달하거나 이해하는 음성적 부호로서 사람의 입을 통하여 나타나는 소리이다.
이 말이 민족의 생성요소이고, 민족문화 발전의 원천이며, 교제 핵심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생명공동체의 필수적인 수단이다.
사람의 말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경우에는 약과 같고, 어떤 경우에는 독과 같다. 어떤 경우에는 희망이 되고, 어떤 경우에는 절망을 주기도 한다. 한 입에서 쓴 물과 단물이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속담에 “말이란 탁해 다르고, 툭해 다르고, 아해 다르고 어해 다르다”라고 했다. 이것은 같은 내용이라도 표현하는데 따라서 듣는 맛이 아주 다름을 이르는 말의 의미이다. 그러므로 삼가 조심해야 한다.
사람의 말이 그 사람됨의 척도가 되고, 인격이 되고, 성품이 되고, 실력이 되고, 윤리가 되고, 장래가 되기도 한다.
사람의 말은 윤리의 으뜸이다.
옛사람이 이르되 신부가 시집을 가서 시댁에 살면서 눈멀어 삼년, 귀먹어 삼년, 벙어리 삼년이라 했다. 눈멀어 삼년이란 말은 보고도 말하지 말라는 말이요, 귀먹어 삼년이란 말은 듣고도 들은 체 말란 말이요, 벙어리 삼년이란 말은 불길한 말은 하지 말라는 뜻으로, 말은 삼가 하는 것이 사람됨의 으뜸 행실이란 뜻이다.
시집살이 성공유무가 말에 달렸고, 시댁에 인정과 사랑을 받는 기준이 말에 있다는 뜻이다.
말은 이처럼 우리의 삶에 근간이 되고 윤리의 원리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말이 참으로 무서울 때가 있다.
공자의 제자 중에 증삼이라는 자가 있었다.
그는 제자들 중에 가장 어렸지만 부모에 대한 효심은 극진하여 그 효심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증삼이 사람을 죽였다”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렇게 훌륭한 인물이 사람을 살해할 까닭이 없는데도 말이다.
사실인즉 공교롭게도 이름이 같은 사람이 살인을 저질렀던 것이다.
드디어 그 소문은 증삼의 어머니의 귀에까지 들리게 되었다.
그러나 증삼의 효심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던 어머니는 그런 말을 절대 믿지 않았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증삼의 어머니에게 그 소문을 처음 들려줬을 때 증삼의 어머니는 “내 자식이 그럴 리가 없다”며 짜던 베틀에서 여전히 베를 짰다.
다시 두 번째 어떤 이가 찾아와서 같은 말을 했다.
그때도 증삼의 어머니는 아들을 믿고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얼마 후에 같은 말을 세 번째 듣게 되자 그렇게도 흔들림이 없었던 마음이 조금씩 불안해져서 결국은 길쌈하던 북을 던져버리고 베틀에서 나와 울타리를 넘어 아들에게로 달려 나갔다고 한다.
결국 아들의 무고함을 철썩 같이 믿던 어머니도 세 번씩이나 같은 말을 들었을 때는 현혹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로부터 “증삼이 사람을 죽이다”라는 증삼살인 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겼다.
옛말에 “여러 사람의 말은 쇠도 녹인다”라고 했듯이 말이란 참으로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부주의한 말이 밖으로 새어나와 분쟁을 일으키고,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로 인하여 상처를 입히고, 장난삼아 비아냥거리는 말로 인하여 고통을 안겨주며 하찮은 뒷말로 인하여 인격에 손상을 입힌다.
또 사려 깊지 못한 말로 인하여 진리를 왜곡되게 하며, 확인하지 않는 말로 인하여 허물을 쌓고, 가벼운 말로 인하여 어리석다고 재판하기도 한다. 말꾼들 속에 섞여 허튼 소리로 명예가 실추되는 것도 말이 원인이다. 반대로 사람의 말은 아름답고 향기로운 것이며 지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다.
말은 꽃보다 아름답고 감람유보다 향기롭고, 진수성찬보다 마음을 윤택하게 하고, 송이꿀보다 더 달며, 많은 재물보다 더 삶을 기름지게 하는 것이다.
사람의 말은 참으로 귀하고 귀한 것이다. 천금과도 바꿀 수 없고,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재화이다.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고, 말만 잘하면 “비지 사러 갔다가 두부 사온다고 했다”
우리의 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만들어진다. 행복한 말로 행복을, 사랑의 말로 사랑을 칭찬의 말로 칭찬을, 감사의 말로 감사한 삶을 만들어간다.
사람의 말은 아름다운 삶의 옷감을 짜는 실과 같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삶의 옷감을 짜는 실은 친절한 말, 희망을 주는 말, 위로의 말, 사랑의 말이다.
우리 함께 친절, 희망, 위로, 사랑의 말로 지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의 옷감을 짜서 지구천의 모든 사람을 덮어주자.

최원탁 / 전주현암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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