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발효식품이 묵은지, 누룽지, 된장 등 부정적 메카니즘의 산물이 극한의 맛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이 지난 1995년부터 전통 발효식품에 주목을 한 것이 주효하여 오늘날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소중한 무형적 재산인 옛 어머니들의 솜씨가 사장되어가는 것을 농촌여성소득원 사업을 통해 계승하고자 하는 취지로 시작한 것이 출발점에 다름 아니다.
전통 장류와 장아찌가 첫 번째 사업장의 아이템이었다. 시작 초 농한기 농촌 부녀자들의 일감갖기 수준에서 지금은 번듯한 사업장을 갖추고 그 수도 104개소까지 늘어났다. 세태를 반영하듯 전통 장류 사업장이 24개소로 제일 많고, 한과나 엿사업장이 22개소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묵은 김치, 누룽지, 삭힌 홍어, 젓갈 등은 썩어 버려져야 할 것 들이지만 극한의 맛에서 진가를 찾아내 발전시킨 민족의 슬기로 새로운 음식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술을 제외하고 채소를 몇년 씩이나 발효시켜 먹는 민족은 한민족이 유일하다. 샐러드처럼 싱싱한 맛만 찾았다면 삼합이나 김치찌개, 묵은지 붕어찜 같은 음식은 생겨나지 않았을 테니 어쨌든 슬기로운 민족인건 확실한 것 같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은 창의적인 농촌 손맛 육성 지원 사업을 통해 전통발효식품 뿐 아니라 농촌 여성들이 보유한 내림 솜씨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예산 지원과 현장 컨설팅을 병행하고 있다. 올해는 도내 7개소에 새로운 사업장이 생겨날 예정이다. 농가에게 1억원 이하의 소규모 농식품가공업을 지원해주는 효과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전통식품의 산업화와 현장 밀착형 창업 지원을 강화하는 길이 지역 경제의 부와 고용을 창출하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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