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지역 모 4년제 대학에 다니고 있는 김모씨(28)는 오는 2월 입학한 지 8년 만에 학사모를 쓴다.
영어공부를 위해 2년 동안 호주에 어학연수를 다녀왔고 취업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을 따기 위해 졸업이 늦어진 것.
하지만 막상 취업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몇 차례 대기업에 원서를 내보았지만 매번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고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도 원서를 냈지만 역시나 탈락했다.
김씨는 “졸업을 늦추면서까지 열심히 취업준비를 한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대한민국에 내가 일할 자리가 없다는 사실에 슬프기도 하다”면서 “취업이 여의치 않을 경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계획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도내 한 전문대를 졸업한 이모씨(26) 역시 부담은 마찬가지다.
1년 넘게 구직활동을 했지만, 현재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했을 뿐 아니라 졸업시즌을 앞둔 학교 후배들과 함께 취업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는 “경기불황으로 일반 기업들도 채용규모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취업하기가 어렵다”며 “특히 졸업을 앞둔 후배들과 취업경쟁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잠도 오지 않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처럼 본격적인 졸업시즌을 앞두고 구직자들의 고충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도내 취업자는 82만 6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4000명이 감소했으며 고용률(취업인구비율)도 58.2%로 전년에 비해 0.5% 감소했다.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57만 7000명으로 전년대비 1망 3000명이 증가해, 구직자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음 달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고용시장에 대거 몰려들 것으로 보여 청년실업자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전주고용지원센터 관계자는 “건설경기 위축과 대학 졸업생들의 구직활동 등 계절적인 요인으로 당분간 실업자 수는 증가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임충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