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대신 이 곳을 완전히 뜯어내고, 그 자리에는 초현대식 쇼핑공간이 들어선단다.
추석명절을 사흘 앞둔 지난 달 30일.
그래서 이 곳에서 마지막 명절을 보내야하는 상인들의 가슴에는 아쉬움이 묻어나온다.
그동안 볼 품 없이 깔아 놓은 상인들의 ‘좌판대’는 앞으로는 볼 수 없다.
또 상인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도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됐다.
세월의 흐름 속에 한 시대를 살아가며 수 많은 지역민을 감싸 안은 낡은 공설시장 건물은 이제 추석을 마지막으로 추억만 남게 되는 것이다.
그림자인양 따라다니는 추억의 순간은 모든 이들의 공통이다. 지역민들도 그렇고, 상인들도 역시 그렇다.
하지만 이 곳에서 한평생 살아온 상인들의 마지막 명절맞이 느낌은 강도부터 달랐다.
60대 후반의 한복집 여주인 S씨는 “수 십년동안 이 곳은 애환이 묻혀 있는 곳이기에, 마지막 추석명절 장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무척 아쉽다”며 “낡고 오래된 건물 벽돌 한 장 한 장에도 정이 새겨져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하던 주변의 60대 후반 가까이로 보이는 생선가게 주인 역시 마찬가지.
20년동안 이 곳에서 장사해 온 그는 “여기에서 장사를 하면서 아이들 모두를 좋은 대학 보내고, 또 장가도 시집도 보냈다”며 “이 곳이 낡고 오래됐지만 그 만큼 정이 듬뿍 담겨져 있기에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주변 노점상의 가슴속에서도 그리움과 애환으로 가득찼다.
비록 마땅한 점포 하나 없이 장사를 하던 이들에게도 이 곳은 치열한 삶의 장소로 기억되고 있어서다.
매일 아침이면 손수 가꾼 상추 등을 내다 판다는 김설원(52) 아주머니는 ‘마지막 명절’이라는 소리보다는 당장 생계부터 걱정했다.
그녀는 “이제 구시장(공설시장의 통용되는 이름)에서 마지막 명절 장사를 해야 한다는 아쉬움보다 솔직히 앞으로 먹고 사는 길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과일 노점상도 “이 곳에서 마지막 추석명절 장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크다”며 “그동안의 추억은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지만 우리에게는 생계가 더 큰 문제”라고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군산=신수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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