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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같이 지혜롭게 비둘기같이 순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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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같이 지혜롭게 비둘기같이 순결하게
  • 전민일보
  • 승인 2009.08.21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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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3일 오전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새만금 위원회(위원장 : 국무총리)에서 의결된 ‘새만금 내부개발 기본구상 및 종합실천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계획안에 발표된 내용을 보면, 정부는 작년 10월 새만금지역을 기존의 농지중심개발방향에서 산업·관광 등 복합용지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기본구상을 변경한 바 있는데, 이를 구체화하여 새만금을 동북아의 경제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한다. 특히, 새만금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투자가치를 높일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로서 명품 복합도시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녹색생태환경과 탄소제로 녹색개발전략을 통해 청정한 물과 자연, 사람이 어우러진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한다. 그 밖에 신항만, 공항, 도로 등 광역교통망은 수요 및 타당성 등을 검토하여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안은 앞으로 국내외 전문가의 자문과 공청회 등을 거쳐 보완한 후 올해 말 새만금위원회에 상정해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계획안이 발표된 후 김완주 전라북도 지사는 이 계획안을 읽고 또 읽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리고는 눈물로는 주체할 수 없었는지 너무 감격에 겨운 나머지 드디어 필을 들어 이명박 대통령에게 소위 새만금감사편지를 써서 청와대로 보냈다. 그런데 이렇게 경황없이(?) 쓴 감사편지가 결국 사단이 났다. “오늘 저와 200만 전북도민들은 대통령님께 큰 절 올립니다.”라든가 “이미 저와 200만 전북도민들은 대통령님의 훈풍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라든가 하는, 편지에 쓰인 문구가 발목을 붙잡고 김완주 지사의 소위 새만금감사편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지역정서를 외면한 지나친 충성발언이다’, ‘나는 빼 달라. 큰절 올릴 생각 전혀 없다’, ‘신용비어천가다’라며 격앙된 목소리가 있는가하면, ‘새만금에 더 관심을 가져 달라는 의미가 아니겠느냐’, ‘과대 표현된 인사말이지만 전북의 소망을 풀어가기 위한 표현이라 이해된다’는 다른 목소리도 있다. 전북 애향운동본부 임병찬 총재는 "감사편지의 내용을 보면 200만 도민과 함께 큰 절을 올린다거나 훈풍을 온몸으로 느낀다는 등 표현의 수위를 둘러싸고 이견의 소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김 지사가 순수한 의도 차원에서 새만금 조기개발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쪽은 한쪽대로, 또 다른 한 쪽은 또 다른 한 쪽대로 서로 목소리를 높이며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이때, 우리가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 있다. 문구를 두고 김 지사를 배교자로 만들려는 자들도, 김 지사의 충정을 이해하려고 하는 자들도, 왜 하필 이 편지를 공개 했을까?하는 물음을 가져보아야 한다. 신약성경 마태복음 10장 16절에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는 말씀이 있다. 예수님께서 열두제자들에게 전도의 사명을 주시며 내어보내실 때 하신 말씀이다. 물질을 여유 있게 가져가지 말 것과 더군다나 심한 박해가 있으리라는 말씀도 하신다. 그러나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게 사명을 끝까지 감당하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는 말씀을 하시며 제자들을 내어 보내신다.

 우리 전북도민들이 새만금을 그토록 원한다면, 지금이야말로 우리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해야 할 때이다. 우리는 우리 전북도민들을 이용하여 이를 자기들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세력들의 잔꾀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새만금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결코 절대로 할 수 없는 반인륜적인 범죄가 아니라면,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 하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모두가 다 쓸데없는 아집은 아닐까? 분명한 것은, 오히려 우리는 더욱 한마음 되어 우리 전북도정이 잘 이루어 질수 있도록 그리고 새만금이 더욱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전라북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에 대한 비판과 견제와 협동의 손들이 되어 더욱, 지혜롭고 순결해지기를 소원해 본다.

남상훈 / 전국장로회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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