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프로선수에 이어 지도자로서 우승의 영광을 안은 농구 대통령 허재 감독과 역대 4번째 우승 반지를 끼게 된 추승균(챔피언결정전 MVP)은 농구인생에 ‘최초’라는 타이틀로 또 하나의 훈장을 다는 겹경사를 누렸다.
파란만장한 여정 끝에 정상에 올랐기에 KCC의 기쁨은 더욱 컸다. 허재 감독은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리고 나서야 비로소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우승 헹가레는 우여곡절 많은 시즌을 겪어낸 보답이다.
6개월 여에 걸친 대장정 끝에 정상에 오른 KCC. ‘괴물 루키’ 하승진을 영입해 장신 군단의 위용을 갖춰 정규리그 개막 전만 해도 디펜딩 챔피언 동부와 함께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하승진과의 포지션 중복으로 인해 출장 시간이 줄어든 데 불만을 품은 서장훈이 결국 전자랜드로 자리를 옮겼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승진까지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12월 한때 8연패의 늪에 빠져 9위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KCC는 허재 감독이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결국, 플레이오프에서도 전자랜드, 동부, 그리고 삼성을 상대로 17경기를 치르는 지옥 행군 끝에 챔피언 트로피에 입맞춤을 했다.
영광스러운 KCC의 우승은 허재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탭과 선수들이 똘똘 뭉쳐 이뤄낸 결과물이다. 그중에서도 치명적인 부상을 견디면서 ‘투혼’과 ‘열정’을 불사른 신명호의 공헌도는 단순한 기록 그 이상을 뛰어넘는 가치가 묻어있으며, 전북 도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도 큰 힘이 됐다. 바닥까지 추락했다가 온갖 악재를 딛고 정상에 올랐기에 기쁨의 포효는 더 크게 코트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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