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메고 집결지 속속 이동
떠난 자리 석별의 정만 남아
일부대원, 향후일정기대감
"아쉬움만 안고 떠나네요"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조기 철수가 결정된 2023 세계 새만금 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에는 아쉬움만이 남았다.
철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8일, 대원들은 활기 넘쳤던 새만금 현장을 뒤로하고 짐을 꾸리는 등 퇴영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잼버리 대원들을 수송할 버스도 차례로 잼버리 현장으로 들어갔고 순찰차와 혹시 모를 대비에 준비 중이였던 119구급차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대원들은 오전부터 시작된 폭염에 그늘 한 구석에서 쉬어가며 짐도 싸고 쓰레기도 치우는 등 퇴영 준비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짐을 싼 대원들은 하나둘씩 리어카에 배낭을 싣고 스카우트 대장에 명령에 따라 집결지로 속속 이동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잼버리 영지 내 가득찼던 형형색색 텐트들은 사라지고 초록색 잔디와 물에 젖은 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야영지 본부로 사용했던 몽골 텐트만이 덩그러니 남아 잼버리 영지였음을 짐작케했다.
이처럼 새만금 잼버리 영지를 뒤로하고 철수하는 대원들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폴란드 대원 테드(19)는 "영내 활동도 열심히 하고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고 짧지만 즐거운 추억을 남기고 돌아가는 것 같다"며 "이대로 떠나기는 아쉽지만 앞으로 부안이라는 곳에 다시 방문해 이날을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버스에 짐을 싣고 있던 이탈리아 스카우트 대장은 "이렇게 떠나기에는 너무 아쉽다"며 "대원들이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갑작스러운 작별인사를 나누는걸 보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일부 대원들 중에는 아쉬움 보다는 다음 일정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퇴영준비를 마친 한 오스트리아 대원은 “어제 소식을 듣고 짐을 미리 싸 금방 떠날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며 “정든 친구들과 뿔뿔히 흩어져 아쉽기도 하지만 아직 잼버리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있을 인천에서의 잼버리 프로그램이 기대가 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버스들은 하나 둘씩 출발하기 시작했고 이내 아쉬웠던 대원들은 버스안에서 자원봉사자들과 안전요원들에게 떠나기 전까지 손을 흔들기도 했다.
이날 오전 새만금 전망대는 떠나는 잼버리 대원들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나온 인근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인근 주민들은 더운날 고생하는 대원들을 바라보며 "더운데 고생한다", "시원한 수박이라도 갔다주고 싶다"며 연신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역 주민인 박모(20)씨는 "조기철수라니 아쉽다"며 "며칠 남지 않아 더 아쉬움이 큰 것 같다. 길거리에서라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주고 시원한 커피라도 한잔 사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한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