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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부부에게 주신 선물"...발달장애 부모 정상기 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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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부부에게 주신 선물"...발달장애 부모 정상기 씨를 만나다
  • 이정은 기자
  • 승인 2023.06.19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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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아들…숨어있지 않고 당당하게 나와 세상과 소통”
‘제1회 두드림가족돌봄 대상 정상기 씨, 발달 장애 아들 양육… 어엿한 사회인으로 키워내
“모든 부모는 똑같은데 이런 귀한 상 주셔서 감사해”

 

지난 5월 27일 두드림사회적협동조합이 개최한 제1회 두드림가족돌봄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두드림가족돌봄대상 수상의 영예는 완주군민 정상기 씨에게로 돌아갔다.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을 키워온 정상기 씨 부부는 어려웠던 시절을 딛고 이를 밑거름 삼아 인내해온 결과, 아들은 어엿한 직장에 다니며 사회로의 발을 내딛게 됐다.
이른 더위가 찾아온 어느 한 여름, 완주에서 정상기 씨를 만나 수상 소감과 함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3대 독자 장성은 씨를 처음 품에 안은 그날이 여전히 선명하다는 정상기 씨.
아들이라면 귀하디귀한 그 시절, 정씨 집안에 3대 독자가 태어나면서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아들이 7살쯤이 되던 해 아들의 장애를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처음에는 원망의 마음도 컸다고 한다. 
정 씨는 “처음엔 일단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릴 적에는 몰랐고, 초등학교 입학 할 때에 확실하게 처음 알았는데, 아들이 학교를 보냈는데 다른 학생들에 비해서 행동은 잘 따라가는데 생각이나 판단 능력 쪽이 자꾸 뒤떨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병원에 가서 물어보니까 ‘왼쪽 뇌세포가 죽어있는 것 같고, 앞으로 지금의 상태로 살아가야 한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마음이 착잡했습니다”라며 지난 날을 회상했다.
하지만 이내 아들의 장애를 받아들이며 이 또한 하늘의 뜻이고 언젠가는 아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었다. 
이어 “‘이것도 하나님의 뜻이겠지’하고 지금까지 양육하고 있습니다. 아들이 선하게 성장해줘서 고마울 뿐입니다. 또 인정 많고 절대로 남의 불행을 못 보는 착한 아들”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올해로 41살이 된 아들 정성은 씨는 이제 어엿한 직장인으로서 매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아들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루아침에 된 것은 아니었다.
정 씨 부부는 운동, 음악, 놀이 등 여러 가지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다 가르쳤지만 아이가 습득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과가 없으니 점차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는 “운동은 선생님을 보면서 가르쳐주면 행동은 하지만 생각과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깐 혼자서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여요”라며 “또 학교에서 특수학급 선생님이 지도해주시면 그 상황에서는 잘하지만 복습을 할때는 부족했던 겁니다. 그래서 점차 포기했던 거였고요. 하지만 뇌세포가 다 죽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것들을 가르쳐야겠다 생각했고, 무엇보다 표현하는 것을 가르치는게 먼저라고 생각해서 중점을 두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일상생활은 요리와 설거지, 빨래, 청소, 옷정리 등 기본적인 것을 알려주고 음식 먹는 방법과 설거지 도구 사용 등 꼭 필요한 것들을 중점적으로 교육해온 결과 현재는 아들이 혼자서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정 씨는 “또 표현을 위해서는 아들을 집에만 있지 않고 세상과의 소통을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양육했습니다. 언어적으로는 어려워도 행동이나 표정 등 다른 방법으로 표현 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라며 ”대신 잘못된 부분이 생기면 무엇이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함께 교육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나 든든하게 버텨온 부부에게도 힘든 순간은 찾아왔다.
그는 ”아내가 저의 건강을 위해서 인삼을 다려서 주었는데, 저희 어머니께서 ‘그 중에 꼭지를 떼서 아들에게 다려 줘서 언어가 그렇게 됐다’고 아내에게 이야기 하더라고요. 실제 아내는 다려 준 적도 없었는데, 그때 많이 속상하고 괴로웠어요. 왜냐하면 그전에 이미 아들이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라고 말했다.
또한 불필요한 오해를 받아 가족 모두 속상했던 적도 있었다.
정 씨는 ”완주에 오기 전 용인에서 살았었는데, 놀이터에서 여자 아이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려는데 어려서 혼자 서투른 모습을 본 아들이 도와주려고 바지를 내려주고 도와줬는데 여자아이 부모가 경찰에 신고를 하셨어요. 뜻이 그런 게 아닌데 오해가 생겨서 그 당시에 많이 속상했었어요. 내가 교육을 못 했었고 그런 부분을 놓쳐서 아들에게 미안했었습니다“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정 씨 가족들은 이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둘 성장해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희망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아들이 판단능력이 부족한데 저와 아내의 생일을 챙기며 선물을 준비했어요. 선물의 고마움도 있지만 더 성장했다는 감격에 행복했었습니다. ‘전에는 하지 못했던 것을 우리 아들이 해내는 모습이 이렇게 성장했구나’ 생각하면서 고마웠던 기억이 있습니다“라면서 ”또 그동안의 가르침이 헛되지 않았고 아들의 행복과 삶의 보탬이 되고 있다는 것에 고마웠습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현재 완주군에 위치한 떡메마을에 취업해 일하는 아들 정성은 씨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이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한다.

 

정 씨 가족들의 노력 끝에 그는 지난 5월 27일 개최된 제1회 두드림가족돌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그는 ”두드림사회적협동조합에서 장애 가족을 양육하는 저에게 노고와 응원을 위한 두드림가족돌봄대상이라는 귀한 상을 주신 것에 감사했고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라며 ”모든 부모님들이 똑같은데 저에게 그런 상을 주신 것에 하나님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그에게 마지막 소망이 하나 남아있다. 바로 아들의 결혼이다. 정 씨는 ”아들이 성인이고 아직 결혼을 못해서 좋은 아내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면 좋겠어요“라며 마지막 소망을 내비쳤다.
끝으로 그는 ”장애가 있다고 해서 집에만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의 잘못된 시선이나 불편함들을 안 받으려고 숨어만 있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서 내 자녀 또는 가족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이겨내서 세상과 소통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처음은 쉽지 않겠지만 그 과정을 통해 행복한 결과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TV로 국가책임제나 정책들을 많이 보고 장애인분들이 외치는 이야기도 봤는데, 비장애인분들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개선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현재 장애인분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써 취업하기가 너무 어려운 상황입니다. 법이나 정책을 만들면 말로만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취지에 맞게 시행이 될 수 있도록 조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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