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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22대 왕 정조의 을묘년 화성 행차 다룬 '의궤, 8일간의 축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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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22대 왕 정조의 을묘년 화성 행차 다룬 '의궤, 8일간의 축제' 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2.08.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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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제22대 왕 정조의 을묘년(1795년) 화성 행차를 다룬 '의궤, 8일간의 축제'가 출간됐다. 조선 후기 르네상스를 이끈 개혁 군주로 잘 알려진 정조는 극적인 삶으로 유명하다. 소설과 영화, 드라마 등에도 자주 등장하는데 대부분은 세손 시절의 고난이나 즉위 직후의 암살 위협 등 ‘젊은’ 정조에게 초점을 맞춘다. 정조의 일부분만 보여 줄 뿐 ‘대왕’으로 불리게 한 치세 전체를 조망하지는 못한다. 

'의궤, 8일간의 축제'는 정조의 치세 중에서도 절정의 순간을 다룬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 책에서 정조는 20년 가까이 재위한 원숙하고 노련한 왕이다. 오랜 분투 끝에 얻어 낸 왕권은 최고조에 달해 있었고, 신하들은 숨죽인 채 왕의 다음 행보를 주시하는 중이었다. 

1795년은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회갑을 맞는 해였다. 왕은 화성에서 잔치를 열기로 하고, 어머니를 모시고 한강을 건너 남쪽으로 향했다. 행차는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컸다. 6000명에 달하는 수행원은 1km미터가 넘는 행렬을 이루었고, 그 안에 포함된 군사의 수는 도성 병력의 절반에 육박했다. 정조가 기획하고 연출한 한국사 최대의 정치 이벤트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출발에서 귀환까지 총 8일간은 정조의 명으로 만든 '원행을묘정리의궤'에 낱낱이 기록되었다. '의궤, 8일간의 축제'는 원행을묘정리의궤를 바탕으로 정조의 여정을 준비 과정에서 후일담까지 시간순으로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 낸다. 또한 조선의 기록 유산 중에서도 화려한 그림으로 이름난 의궤에 걸맞게 이 책의 본문에도 약 120컷의 컬러 이미지를 실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의궤(儀軌)는 국가의 주요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정리한 도서다. 조선은 왕실의 혼인이나 장례 같은 의식의 준비 및 진행 과정을 기록해 남김으로써 후세에 참고하고 모범으로 삼을 수 있게 했다. 조선 왕조의 의궤는 200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2011년에는 병인양요(1866년) 때 프랑스가 약탈해 간 외규장각 의궤가 돌아오면서 다시 한번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의궤, 8일간의 축제'에서 다루는 원행을묘정리의궤는 수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의궤 중의 의궤’로 꼽힌다. 우선 다른 의궤들이 한두 권 분량인 데 비해 여덟 권이나 된다. 또한 5~10부 정도로 만들어졌던 관행과 달리 102부나 제작되어 널리 유포됐다. 완성도도 매우 높았는데 기록은 혜경궁이 탄 가마의 제작법에서 기생의 복장과 막일꾼의 품삯까지 적을 정도로 상세했고 그림은 원근법과 투시도법 같은 서양화 기법을 채택할 정도로 혁신적이었다. 

원행을묘정리의궤의 그림들은 당대 최고의 화원들이 그렸다. 그중에서도 가장 압권인 작품은 '반차도'로, 화성으로 가는 수행원 1772명과 말 786필이 그려져 있다. 실제 행렬보다 압축되어 있다고는 하나 그 엄청난 규모가 감탄을 자아낸다.

이 책 '의궤, 8일간의 축제'의 본문(40쪽~71쪽)에 총 32장으로 나누어 게재된 '반차도'를 보면 우의정 채제공과 병조판서 심환지 같은 조정 중신들도 눈에 띄지만 훈련도감과 장용영의 군사들이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림 속 군사들은 활기로 가득 차 실제로 움직일 것만 같다. 김홍도에 버금가는 풍속화가인 김득신 같은 화원들은 그림에 생동감을 불어넣었고 '의궤, 8일간의 축제' 제작팀의 채색 복원은 현장감을 더했다. 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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