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호랑이 해라 하니 코로나의 역병으로 찌들었던 삶이 펴지리라 희망을 가져 본다.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으니 현실에 대한 만족은 쉽지 않고 한가닥 미래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된다.
사람마다 자신의 현실에 대해서 만족하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의 시간으로 나날을 보낸다. 불만족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자신의 준비 부족에서 오는 사람도 있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도 있지만 지나친 욕심에서 불만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중 도경(道經) 22장에 보면 노자는 曲則全枉則直(곡즉전 왕즉직)이란 말이 있다. 이를 직역하면 ‘굽히면 온전할 수 있고 휘어지면 곧게 펼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 窪則盈弊則新少則得多則惑(와즉명폐즉신 소즉득 다즉혹)이란 문장이 이어지는데 이는 ‘움푹하면 채울 수 있고 낡으면 새로워질 수 있으며 가진 것이 적으면 얻을 수 있고 가진 것이 많으면 미혹에 빠지게 된다’고 피력하고 있다.
온 나라가 대선 정국에 들어섰다. 각 후보들은 자신과 자신의 공약을 알리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시시각각으로 발표되는 여론조사 지지도의 변동에 따라 후보와 선대위는 민감하다.
그 지지도의 변동은 당의 정체성과 후보자의 행동과 언어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오직 자기주장만 옳다는 후보, 국민을 얕잡아 보는 후보, 우월의식에 빠져 있는 후보, 국민의 반대여론이 높아지면 자기주장을 철회한 듯 하다.
지지율이 좀 올라가면 또 다시 철회했던 주장을 다시 하고 나서 무엇이 진정인지 국민을 헷갈리게 하는 후보도 있다.
또 어떤 후보는 표가 될 것 같으면 자신의 간이라도 떼어 줄듯이 국가 재정을 물 쓰듯 인심을 쓰고 있다.
이런 후보는 옳지 않다.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
들풀은 바람을 이기려고 하거나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비를 거부하지 않는다. 어둔한 들풀은 자신의 그릇을 깨닫지 못하고 자연의 순리를 거부하다가 결국 땅에 발붙이고 살 수 없게 된다.
대나무가 선비의 상징으로 인식하는 것은 곧은 절개와 휘어짐일 것이다. 선비야 말로 불의에 야합하지 않고 오직 정의를 위해 서기 때문이다.
논리와 설득으로 상대를 포용하고 대의에 충실한다. 대나무가 유연성과 휘어짐이 없다면 진작 부러지고 말았다.
노자는 이어서 ‘그러므로 성인은 하나(道)를 껴안아 천하의 본보기로 삼는다‘고 말하고 있다. 즉 ‘지도자는 오만한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은 사실상 허영에서 비롯된 사심이며 남과 명리를 다투는 구체적인 행위가 되므로 결과적으로 사람들과 거리가 멀어지고 비난을 받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제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국민들이 미래를 보는 혜안(慧眼)이 필요한 때다.
모름지기 한 나라를 이끌 대통령 후보다운 대통령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국민에게 가식을 버리고 솔직해야 한다.
몸을 낮추면 사람이 모인다.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보이면 사람들은 채워 준다.
대통령 후보라고 권력욕에 사로잡혀 있거나 목에 힘주면 국민들은 떠나간다. 다양한 계층을 포용하고 선거 기간 중 수많은 일에 유연해야 한다.
후보자는 들에서 자란 풀잎이 가지고 있는 자연에 순응하는 자세처럼 휘어질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노자기 말하는 지도자의 자격이다.
김철모 시인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