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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운 영혼, 自尊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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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운 영혼, 自尊感
  • 전민일보
  • 승인 2022.01.13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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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에 뭘 그렇게 정성을 들이나? 잘 그렸는지 누가 알기나 하겠어?”

“바로 내가 알지!”미켈란젤로(1475~1564)와 그의 찬구 간의 문답이다.

1508년 그는 교황 율리우스 2세의 요청으로 로마 성(聖)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며 4년 동안이나 처박혀 그림에만 몰두한다. 높은 지지대 위에서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서 프레스코작업을 하였기에 천장에서 떨어지는 페인트를 온몸으로 받으며 등처럼 굽은 허리와 약해진 시력에 찡그린 인상은 그의 초라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고개를 뒤로 젖힌 채 불편한 자세로 천장의 한쪽 구석에서 그림에 몰두하고 있던 어느 날 찾아온 친구와의 대화였다.

누가 알아주든 말든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혼신을 다하는 그의 정직함을 읽을 수 있다. 이때 그린 그림이 유명한 천장화 ‘천지창조’다. 지금까지도 늘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명화 중의 명화로서 세계적 보물이 되고 있다.

비록 잘 보이지 않는 후미진 곳일지라도 결코 소홀할 수 없다는 장인의 성실함과 완벽성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내가 알지!” 간략하면서 힘 있는 이 한마디가 그의 전부인 자존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자세로 죽기 전까지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했고 그 결과 그의 작품들은 모두 신도 탐낼 만큼 훌륭한 걸작 그 자체로 남아 있다. 끝까지 예술혼을 놓지 않았기에 가능한 신의 보답이었는지도 모른다.

일 자체가 좋아서 최선을 다하는 그의이런 태도를 사람들은 '미켈란젤로의 원동력(Michelangelo Motive)' 이라고 부른다.

“누가 PC 보드 모양까지 신경 씁니까? 잘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지, 아무도 PC 보드 안을 들여다보지 않아요?” : “내가 봅니다. 비록 케이스 안에 있다 할지라도 나는 그것이 될 수 있으면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목수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해서 장롱 뒷면에 형편없는 나무를 쓰지 않습니다!”

대충하자는 주위의 건의에 대한 미국 애플사의 CEO인 스티브 잡스(1955~2011)의 생각이었다. 이처럼 훌륭한 명장들은 어느 한구석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 치밀함과 성실함은 몸에 밴 그들만의 자부심임을 발견하게 된다.

전법을 묻는 위나라 영공에게 공자는 제사에 관한 것은 들은 바가 있지만 그것은 모른다며 그 나라를 떠난다. 그의 입맛대로 한 수 알려준 다음 그곳에 편히 머물 수 있었음에도 군자는 궁해도 義를 떠나지 않고 영달해도 道를 버리지 않기에 친히 할 수는 있어도 겁을 줄 수는 없으며 가까이할 수는 있어도 핍박할 수는 없으며 죽일 수는 있어도 욕 뵐 수는 없었다.

비 나라의 제후도 선비인 자사를 스승 삼았고, 진나라 제후 혜공도 선비 해당이 들어오라고 하면 들어가고 앉으라고 하면 앉고 먹으라고 하면 그때서야 거친 밥과 나물국을 먹을 수 있었다.

천자도 감히 신하 삼지 못했고 제후도 감히 벗하지 못하며 현달하면 윤택이 사해에 미치고 물러나면 道를 천년토록 밝혔다. 이것이 선비의 진정한 모습이고 자세였다. 그들의 대단한 자존감을 읽을 수 있는 맹자의 얘기다.

이상은 내공이 깊은 자기 삶의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대한 강한 신념과 열정은 자기최면이 되어 훌륭한 결과물을 인류에 선물하였다.

이들 외에도 셀 수 없는 수많은 사람이 신들린 자존감으로 분야별로 명작들을 만들었음은 물론이다. 그들은 모두 남과 다른 독특한 생각을 갖고서 실천했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이 되기보다 가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아인슈타인).” 그것이 자기만의 결을 가지고 그 만의 향을 풍기게 했다.

이렇게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하느냐가 어떤 사람이 되는지를 결정한다(오프라 윈프리).”고 믿었기에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괴테).”는 것이 진실로 다가온다.

여기에 “자신이 특별한 인재라는 자신감만큼 그 사람에게 유익하고 유일한 것은 없다(카네기).”는 믿음과 노력들이 대가를 만들고 걸작으로 보답하는 공식이었다.

비상(非常)은 일상(日常)에서 잉태하듯 꾸준한 노력과 함께 “자신을 믿는 순간 어떻게 살아갈지를 알게 된다(괴테).” “할 수 있다고 말하다가 보면 결국 해내게 된다(쿠퍼). 다만 “스스로 자신을 업신여기면 남도 자신을 업신여길 것(自侮人侮, 맹자)”이기에 “자신감은 성공으로 가는 최고의 비결임을 알 수 있다(에머슨).” 여기에 “물을 끓이는 건 마지막 1도, 포기하고 싶은 그 1분을 참아내는 것이다(김연아).” 단 1분이라도, 버티기 힘들다고 생각될 때, 당장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자신의 수준이 달라지는 정말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잠재력을 막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우리에게 말초적 기쁨과 쾌감을 주는 많은 것이 결국 함정이 된다. 그러므로 고통과 시련은 명품의 성장통임을 잊지 말고 자신만의 내공을 꾸준히 쌓아야 한다.

“하루 연습하지 않으면 나 스스로 안다. 이틀을 하지 않으면 갤러리가 안다. 그리고 사흘을 하지 않으면 온 세상이 안다(벤호건).”는 채찍이 명인 되고 명장이 되는 비법이다.

자존심이 우리의 몸뚱이라면 자신감은 창이고 자존감은 방패라고들 한다. 자신만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 깊은 지혜와 뛰어난 역량이 나를 지키는 나다움의 내공이 되어야 한다.

화려했던 과거의 함정 대신 아직도 익지 않은 지금이란 생각과 함께 늘 나답게 사는 법을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오랫동안 스스로를 사랑하며, 존경받는, 그래서 천하와도 바꿀 수 없는, “바로 내가 알지!”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양태규 옛글 21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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