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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 산문집 '내게 왔던 그 모든 당신'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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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 산문집 '내게 왔던 그 모든 당신' 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2.01.11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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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이 산문집 '내게 왔던 그 모든 당신'을 출간했다. 단독 산문집으로는 '그런 일' 이후 5년 만이다. 2015년부터 2021년 최근까지 써온 글들을 묶은 이번 산문집은, 시를 쓰지 않았던 시기에 만난 사람들에 대한 곡진한 사연, 집을 지어 경북 예천으로 귀향한 뒤 삶의 속도를 늦추고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 사랑하는 시와 책에 대한 이야기 등을 차분하고도 살뜰한 문장에 담아 우리의 바쁜 매일을 돌아보게 하며 이 책을 읽게 될 수많은 독자의 가슴을 또 한번 울릴 것이다.

코로나19로 더욱더 비틀려가는 우리 삶을 섬세한 눈으로 바라보는 시인은 더 작고 느린 것의 가치를 통찰력 있는 언어로 풀어놓는다. 자연 속에서 만난 새와 식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보며 시인은 바쁘게 살았기 때문에 지난날 잊어버린 것들을 되찾아가는 회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잊어버리고 또 잃어버린 것은 지난날 만났던 아름다운 사람이자 자연이고 그들과의 관계이며 세월에 잊힌 시 한편, 노래 한소절이기도 하다. 시인이 만난 ‘그 모든 당신’들은 이렇게 우리에게 다시 찾아와 ‘사람의 마을’을 한층 더 따듯하게 일궈낼 것이다 .

‘좋은 사람들’이라는 부제를 붙인 1부에는 시인의 인생에 영향을 끼쳐온 사람들 20명의 이야기를 묶었다. 시인 박성우 박기영 안상학, 화백 김병기 유휴열 등 명사부터, 제자와 친구, 지역에서 교류한 일반인까지 두루 다양한 사람들의 면모가 담겼다. 고등학교 시절 은사인 도광의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글에서는 시인이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한 습작 시절을 엿볼 수 있다. 시인이기도 한 선생의 시가 시인의 시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이야기하며 자신을 처음 시인으로 만들어준 순간에 대해 고백하기도 한다. 또 전교조 활동을 하다 해임된 이후 다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된 고등학교에서 만난 제자 이정민의 이야기를 담은 글에서는 제자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뒤 암투병을 하기까지 과정을 지켜본 순간순간들을 풀어놓는다. 

2부 ‘몸속 잎사귀를 꺼내 흔드는 날’에는 어느새 시인의 삶에 주요하게 자리 잡은 ‘식물성’의 눈으로 바라본 비틀린 세계의 현실, 그토록 간결해진 마음으로 읽는 시와 책 이야기가 담겼다. 또 올여름 돌아가신 어머니의 약전을 쓰고 그것이 한편의 시로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 고향 예천에 집을 짓고 마당에 돌담을 쌓으며 “이 세상에 쓸모없는 돌덩이는 하나도 없다”는 귀한 발견을 한 순간, 아침저녁으로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새들의 이름과 거처와 안부를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다짐하는 목소리도 접할 수 있다. 그가 작년에 펴낸 시집에서 '식물도감'이라는 독특한 연작을 선보인 연유를 이번 산문집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순한 마음은 자연스레 좋은 시를 발견하는 눈으로도 발현되는데, 논산 한글학교 어르신들이 쓴 시를 인용한 '시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는 단순해지는 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에 우리가 잃어버린 세상을 보는 어떤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3부 ‘그래도 살아갑니다’에는 지금의 현실을 딛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그중에서도 2018년 남북정상회담 때 특별수행단으로 평양 땅을 밟았던 기행문 「평양은 멀지 않다」가 특히 눈길을 끈다. 시인이 처음 먹어본 북쪽 음식의 이름들은 마치 시 속의 낯선 시어처럼 들리기도 한다. 백두산에서는 구절초로 짐작되는 식물의 씨앗을 봉투에 넣어오기도 했다는데, 시인의 고향에서 싹을 피우게 될 식물의 모습을 언젠가 시인의 시에서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산문집에서 시인은 주로 듣는 쪽에 서 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새와 식물, 동물의 말을 그저 듣는다. 그렇게 자연의 섭리를 따라가며 계절의 흐름을 듣다보면 발견하게 되는 삶의 작은 재미도 있다.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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