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에 새로 뽑은 직원에게 쉬라고 말해야겠네요. 미안해서 어떻게 말해요”
덕진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45)씨는 16일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안이 발표되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씨는 “2년간 계속 이런식이다. 직원들 다 그만두게 시키고 혼자 일하다가 최근에는 방역패스 때문에 다시 사람을 뽑았더니 다시 거리두기가 강화됐다”며 “아무리 확산세가 심하다고 해도 이렇게 하는 게 어딨냐”고 토로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신모(35) 씨도 눈앞이 캄캄해졌다. 신씨는 “손님이 더 줄어들까 봐 걱정된다. 대출도 많이 남아 있어 밤에 잠도 잘 안 온다”며 “거리두기 강화는 자영업자들에게 '죽으라'는 소리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더욱 거리두기를 강화하자 자영업자들의 자조 섞인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방면으로 손실 보상을 하겠다고 말하지만 당장 이번 주말부터 영업시간을 줄여야 하는 자영업자들은 믿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지난해에 이어 사라진 연말 대목에 분노했다. 4인 인원 제한도 걱정이지만 영업시간이 제한되면서 심야시간에 일하는 직원을 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완산구 효자동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김모(65) 씨는 “새벽 영업도 못 하고 손님이 줄어들 것 같아 직원들의 근무시간부터 조정하기로 했다”며 “그래도 안 되면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연시 모임을 하기로 한 시민도 내년을 기약하며 모임을 취소했다.
직장인 유모(29) 씨는 “주말에 대학 동기들과 선배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바로 취소됐다”며 “모임인원이 하필 5명이라 한 명만 빠지라고 할 수 없어 다음 기회에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북소상공인연합회 임규철 회장은 “참담한 심정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인 건 이해하지만 자영업을 규제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기존의 손실보상이 현실과 괴리가 심했다. 손실보상 범위와 지원 규모 자체를 재정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규제는 수긍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