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휘발유 가격이 7년 만에 1700원을 넘어서는 등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면서 휘발유값이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
일각에선 전북지역 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3%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국내 휘발윳값이 리터당 2000원선도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한시적 유류세 인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북 휘발유 가격 평균은 1717원(전국 1725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1311원에서 1년 가까이 꾸준히 증가해 1700원을 넘어섰다.
경유 판매가격 역시 1515원(전국 1523원)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유가 상승의 주요 원인은 국제 유가가 급등한 탓이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 기준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배럴당 82.28달러로 전일 대비 1.19% 상승했다. 최근 3개월 기준 지난 8월 20일 배럴당 62.14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이달 6일 80달러에 진입했고 82달러대까지 오른 것이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계속 오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 시간) 국제유가가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오는 12월 100달러 이상 올랐다가 내년 12월에는 2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을 '상승을 기대하는 콜옵션 투자자가 늘었다'는 자료를 통해 보도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한 원인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대면 소비활동 증가 등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원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산유국들은 원유를 추가 생산하지 않아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여기에 더해 달러 대비 원화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수입물가가 올라 휘발윳값 상승에 불을 붙였다.
오르는 국제유가에 원-달러 환율까지 치솟으니 실제 체감하는 유가의 가격은 이보다 훨씬 더 크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다가오는 등 여파로 지난 12일 장중 1200원을 넘어서는 등 강달러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휘발유 등 유가가 오르면 전반적인 생활물가가 오르게 된다.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 물가상승이 발생하는 상태) 우려도 나올 수 있다.
이에 정부가 '유류세 인하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18년 고유가 당시 정부가 1년여간 두 차례에 걸쳐 15%, 7%씩 유류세를 인하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가가 유류세 인하를 단행했던 2018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국제유가 오름세와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어 국내 유가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