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물생심은 좋은 물건을 보면 누구나 그것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뜻으로, 욕심을 경계하라는 뜻에서 쓰이는 사자성어지만, 물건을 생산한 사람에게 이보다 좋은 칭찬은 없을 것이다.
2010년 새만금방조제 준공 이후, 새만금 방조제를 방문한 사람은 600만 명에 육박하지만, 새만금의 내부모습을 본 사람은 많지 않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장의 방조제, 단군 이래 최대 간척사업 등 많은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여의도의 140배에 이르는 넓은 땅은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리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였다.
새만금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어온 사업이 아니다. 환경보존과 개발이라는 가치의 갈등과 첨예한 정치 상황, 개발방식에 대한 견해의 차이로 인하여 공사가 늦어지기도 하였고, 무엇보다 실체가 없는 사업으로 인식되어 예산투입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일쑤였다.
2020년은 새만금 기본계획 중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는 해이다. 계획에 의하면 올해 말까지 새만금의 총 개발면적 중 72.7%가 매립·조성되어야 했지만, 현재 진행률은 38.1%에 불과하다. 현 정부 들어 100대 국정과제 선정과 새만금개발공사 설립 등 신속한 개발을 위한 토대가 만들어졌고, 새만금국제공항을 비롯한 사회간접자본들의 건설도 가시화되었지만, 지금까지 늦어졌던 개발 속도를 만회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더딘 개발 속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새만금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 11월 24일 새만금 동서도로 개통식을 시작으로, 새만금에 대한 인식이 획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그동안 감춰 왔던 새만금의 진가를 보여줄 사업들이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
길은 범위의 한계를 넓힌다. 새만금 동서도로는 지금까지 접근이 어려웠던 새만금 내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첫 번째 도로이자, 우리나라를 횡으로 가로지르는 대한민국 동서도로의 시작점으로써, 그동안 감춰왔던 새만금의 모습을 온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폭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시각은 사람의 오감 중에 인지능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한다. 이제 새만금을 찾는 사람들은 20.4km의 동서도로를 주행하며, 새만금의 내부모습을 속속들이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새만금방조제가 곧 새만금 사업의 전부라고 인식해왔던 공식은 깨어지게 될 것이다.
이미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은 새만금에 주목하였다. 새만금 산업단지에는 도레이, 솔베이를 비롯한 세계적인 기업이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SK와 GS 등 국내 대기업이 새만금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새만금의 기반시설이 늘어날수록 기업들의 투자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새만금은 이제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서 있다. 2020년 동서도로 개통, 2021년 신시도자연휴양림 개장, 2023년 남북도로 개통, 새만금 세계잼버리 개최,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 개관, 신시도호텔 건립, VR·AR테마파크 준공, 2024년 고군산군도 케이블카 설치, 2025년 새만금 신항만 준공, 2027년 새만금수목원 개원, 2028년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까지 굵직한 사업들만 따져도 매년이 숨 가쁘게 돌아간다.
이제 무대는 준비되었다. 정부의 확고한 의지는 새만금을 빛나게 할 것이고, 우리 도민의 희망과 염원이 담겨 만들어지는 새만금의 무대에, 보는 이들은 박수를 보내게 될 것이다. 그렇게 새만금은 보는 누구나 가지고 싶은 바로 그곳이 될 것이다.
/ 전라북도 새만금해양수산국장 윤동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