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지 1주년을 맞이한 정읍 무성서원이 칠광도(七狂圖·사진)를 활용한 다양한 관광 요인을 창출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북연구원은 1일 이슈브리핑(226호) '110년 전 무성서원을 품은 칠광도, 보물지정을 위한 도약'을 통해 무성서원과 주변 마을 전경이 그려진 칠광도를 보물로 지정·활용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만 2751명의 방문객이 무성서원을 찾았다. 무성서원과 함께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다른 서원들에 비해 적은 수치다. 소수서원이 34만 3445명으로 가장 많았고 병산서원 32만 2342명, 도산서원이 31만 5844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방문객의 수요가 크게 차이 나는 데는 이들 서원이 가진 저마다의 특별한 점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이라는 타이틀을, 병산서원은 수려한 풍경을,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과 천원 지폐의 배경이라는 친숙함을 각각 이점으로 지니고 있다.

결국 무성서원만의 매력을 발굴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문화재청의 조사에 따르면 9개 서원 중 무성서원이 소장한 자료가 가장 적다. 서원별 소장 자료가 도산 1만 747개, 소수·옥산 각 6256개, 병산 5004개 등 인데 반해 무성서원은 고작 57개 뿐 이다.

전북연은 ‘지산처사장서기’를 보면 안재호가 남학당 중건과 무성서원의 강습례를 보고 집안에서 소장하던 서책 수백 권을 무성서원에 기증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관리 소홀과 무관심 등으로 자료가 없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료의 부족을 전환할 수 있는 콘텐츠로 석지 채용신이 지난 1910년 그린 ‘칠광도’를 주목했다. 칠광도는 세밀하게 당대의 무성서원 일대를 표현해 현재 남아 있는 무성서원과 주변 역사 문화 자원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9개 서원 중 그림 자료가 있는 곳은 무성서원을 포함 4곳에 불과하다. 그 중 필암서원과 남계서원은 서원지에 건물에 배치만 그려져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산수화 형태로는 도산서원과 무성서원 2곳이 유일한 셈이다.

도선서원 관련 그림들은 보물로 지정 됐고, ‘계상정거도’의 경우 천원 지폐 배경 그림으로 쓰여 친숙도가 높다. 하지만 칠광도는 충분한 문화재적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물로 지정되지 못한 상태다.

전북연은 칠광도를 보물로 지정해 무성서원에 대한 이미지와 인지도를 제고하고, 관광객 유입의 방안으로 활용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칠광도를 도지정문화재로 선정한 뒤 전문가를 모아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내용을 보완해 국가지정문화재로 신청해야 한다.

칠광도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 및 회화사적 위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가치를 재조명하고, 칠광도와 관련된 배향 인물들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마련하는 것 역시 과제다. 또 달력이나 족자, 손수건, 스카프 등 관광 지도와 문화상품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정민 전북학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칠광도가 보물로 승격하기 위한 추진체계를 밟는 것이 우선이다”며 “무성서원의 역사적 가치를 재확립하는 자료로 위상을 확보하고, 각종 사업의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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