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 때 보다도 소통의 두 글자가 절실히 필요한 때가 지금이 아닌가 싶다.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 상황에서 정부 대책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설명하고, 수시로 국민의 동의를 구하며 정책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설득하는 등 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코로나19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정부 정책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는데 있어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논어에 나오는 가르침 중에 ‘이청득심(以聽得心)’이 있다. ‘귀를 기울이면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이청득심의 유래는 이렇다.
중국 노나라왕이 바닷새를 비궁 안으로 데려왔다. 왕은 바닷새에게 술과 육해진미를 권하고 풍악과 무희 등 융숭한 대접을 했다. 하지만 바닷새는 어리둥절해 슬퍼하며 아무것도 먹지 않아 사흘 만에 죽었다는 일화가 전해오고 있다.
장자는 노나라 임금의 바닷새 이야기를 통해,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실패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이를 테면, 노나라 임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과 음악이 당연히 바닷새에게도 좋을 것이라 착각한 것이다.
이를 전북 도정에 비춰본다면,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할 때 도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고 진정한 소통이 없다면 바닷새와 같은 고통이 따르게 될 것이다.
‘소통(疏通)’의 어원은 라틴어의 ‘나누다’를 의미하는‘communicare’로, 사전적 의미로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과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을 의미한다.
이런 소통의 출발점은 경청에 있다.
경청에는 주의를 기울여 남의 말을 잘 듣는 경청(傾聽)과 공경하는 마음으로 듣는다는 경청(敬聽)의미가 있다.
이러한 경청(傾聽, 敬聽)은 의사전달을 뛰어 넘어 신뢰와 공감을 얻는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게 된다.
고대 서양 주요 도시들은 광장을 중심으로 발달해 왔다. 유럽 도시들의 구조를 특징짓는 중요한 공간 또한 광장이다. 고대 그리스 도시에는 아고라(agora)라고 하는 광장이 있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란 뜻을 가진 아고라는 시민 생활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종교·정치·사법·사교 등 사회전반에 걸친 중요 의사결정과 여론이 이곳에서 형성됐다. 고대 로마의 경우에도 아고라와 비슷한 포룸(forum)이 있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고대 서양의 아고라(agora)나 포룸(forum)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정책을 제안하고 의견을 나누는 온라인 소통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는 정부의 광화문1번가, 민주주의 서울, 부산 OK1번가 등이 있다.
뉴미디어 시대에 온라인을 통한 정책소통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또한 정책의 일방통행이 아닌 양방향 통행을 위한 중요한 소통의 창구가 되고 있다.
전북도에도 도민들이 온라인에서 함께 정책을 제안하고 공감·댓글로 소통하는 「전북 소통대로」가 지난해부터 운영되고 있다.
「전북 소통대로(疏通大路)」는 도민이 생각하고 희망하는 대로 정책이 실현되고, 도민과의 폭 넓고 다양한 소통을 위한 큰 길(大路)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전북 소통대로」는 현재 누적 방문자 8만여명, 회원가입자 수도 1만 4000여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북 소통대로」를 통해 도민이 제안한 정책 중에서 어린이보호구역 노란신호등 설치와 전라북도 한 달 살기 프로젝트가 정책에 반영되었다. 또한, 도정 주요정책 및 사회이슈에 대한 정책공감 퀴즈를 통해 도민들이 알기 쉽도록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전북 소통대로의 주인은 전북도민이다. 오는 5월 13일이면 1주년이 되는 ‘전북 소통대로’가 도민들이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상호 의견수렴과정을 통해 정책공감대를 형성해 정책 실효성을 배가시켜 나아갈 수 있는 진정한 소통의 광장으로 제 기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도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강승구 전라북도 기획조정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