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내 초·중·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목숨을 건 ‘기절놀이’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기절놀이’는 학생들이 실신하기 직전에 느끼는 일종의 환각상태를 맛 보기 위해서 서로 기절을 시키거나, 힘센 학생들이 약한 학생을 기절시키면서 우스꽝스럽게 쓰러지는 모습을 즐기는 변태적인 놀이문화의 하나다.
이에 대해 의학 전문가들은 자칫 목숨을 잃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익산의 A중학교에서는 2학년 K모(15) 학생이 쉬는 시간에 같은 반 친구들과 ‘기절놀이’를 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심각한 부상을 당해 원광대학병원에 열흘동안 입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K학생과 친구들은 K학생이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내신 뒤 숨을 들이 마시는 순간에 다른 친구 2명이 가슴을 세게 압박해 강제로 호흡장애를 일으키게 했다.
이로인해 K학생은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시멘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귀 뒤쪽의 머리뼈에 금이 가는 상해를 입었고, 양호교사에 의해 원광대학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천만한 사고 발생에도 불구하고 해당 학교는 다음날 익산교육청에 대수롭지 않은 듯 구두보고에 그쳤고, 익산교육청 또한 K학생이 퇴원하는 7일까지 자세한 진상을 파악조차 못한 채 도교육청의 지시를 받고서야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에서 학생 생활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교사는 “이미 학부모들 사이에서 원만하게 합의가 된 사항인데다 그다지 중대한 일도 아니기 때문에 사안보고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해, 학생들의 안전보다는 ‘쉬쉬’하는 쪽을 택하는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 학교의 다른 관계자는 “다른 반 학생들도 음성적으로 기절놀이를 한 것으로 안다”면서 “특정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초·중·고에 걸쳐 유행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대 의과대학 정신과 정상근 교수도 “뇌에 3분이상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기절 상태에서 ‘뇌사’상태에 빠질 수도 있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저산소증으로 뇌 부위에 손상을 입을 경우 신체장애나 기억상실, 집중력 저하 등의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또 “학생들의 무모한 놀이문화에 대한 학교당국의 교육과 부모들의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면서 “극단적인 피해사례를 숨기지말고 적극적으로 전파해 경각심을 유발시키고, 학생들의 놀이문화를 건전한 방향으로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 뒤따라야한다”고 덧붙였다./ 소장환기자
도내 초중고 크게 유행.. 익산 A중 입원사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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