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수술을 결정해준 의사선생님 감사합니다”
전북대학교병원(병원장 강명재)이 국내에서 이뤄진 수술 중 최고령 환자 탈장수술에 성공했다.
25일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소아외과 정연준 교수팀이 서혜부탈장이 재발한 107세 환자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107세 환자의 탈장 재발 수술의 성공은 국내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최고령이다.
주인공은 1910년생인 허윤섭(107)옹. 허옹은 50여년 전 양쪽 서혜부탈장 수술을 했지만 최근 재발해 수년간 고통에 시달렸다.
허옹은 탈장이 재발되기 전에는 집안의 텃밭을 직접 가꿀 정도로 건강했다. 하지만 탈장이 재발한 이후 외출은커녕 통증 때문에 앉아서 밥도 먹지도 못했고 잠을 자는 것도 어려웠다. 수술을 받기위해 병원을 수소문 했지만 고령이라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을 당했다.
남은 생을 탈장의 고통을 안고 살아야겠다고 체념하던 그때 지난 7일 전북대병원을 찾은 허 옹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담당 전문의로부터 수술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허옹은 수술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허옹에게 또 다른 난관이 있었다. 바로 가족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힌 것.
가족들은 고령에 전신마취를 감내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수술을 반대했다. 허옹은 “단 하루를 살아도 좋으니 탈장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나의 마지막 소원이다”고 가족들을 설득했다.
결국 가족들은 어렵게 수술에 동의했고 지난 11일 수술에 들어갔다. 1시간여의 수술시간을 거쳐 무사히 수술을 마친 허옹은 회복속도도 빨라 지난 17일 무사히 퇴원했다.
허윤섭 옹은 “다른 병원에서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는데 어려운 수술을 하겠다고 선뜻 나서준 의사선생님께 감사드린다”며 “죽을 각오까지 하고 받은 수술인데 이렇게 건강한 몸을 돌려주신 정연준 선생에 보은하는 마음에서라도 남은 생 건강하게 살겠다”고 말했다.
정연준 교수는 “환자가 고령임을 감안해 수술 후 재발과 통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점을 뒀다”며 “노년층 환자의 경우 지병이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수술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데 어려운 결정을 해준 가족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환자가 남은 생을 건강하고 편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탈장은 내장을 받쳐주는 복벽(근육 및 근막)이 약해져 장기가 밀려나오는 증상이다. 구조적인 결함 때문에 자연치유나 약물로는 치료가 불가능해 최선의 치료방법이 수술이다. 젊은 사람의 경우 수술이 크게 어렵지 않아 회복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령환자의 경우 심폐기능의 저하로 마취 등 수술에 따른 위험성이 커진다.
최정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