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라는 무서운 조직에 대해 사람들이 다시금 생각해 보고 바꿀 수 있는 전환의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2일 메가박스MM관에서 영화 ‘자백’ 상영 후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서 최승호(뉴스타파 앵커 겸 PD)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자백’은 국정원에 의한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을 다루고 있다. 국정원은 엉뚱한 사람을 간첩으로 몰았고 이 과정에서 여동생에게 허위 자백을 강요했다.
여기에 공문서를 위조해 법정에 제출하는 대담한 짓까지 벌였으며 결국 유우성씨는 대법원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얼마 전 이병호 국정원장이 자체 조사결과 어버이연합과 국정원이 무관하다고 말했지만 그걸 누가 믿습니까. 사람들이 국정원을 못 믿는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입니다”
최 감독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는 않았느냐는 관객 질문에 “대한민국이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남들이 넘지 않는 선을 넘는데 대한 두려움은 기본적으로 안고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갈 뿐”이라고 말했다.
또 최 감독은 “감시당할 가능성은 항상 염두에 두고 최대한 객관화하려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시종일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국정원이라는 조직을 국민의 힘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의 고소와 검찰소환 등 인간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지 않았는지에 대해 묻자 그는 “개인의 인간성의 문제가 아니라 국정원이라 조직의 기풍 문제”라며 “그들이 잘못됐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게 해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뉴스타파를 지지해주는 시민들이 있기에 넘지 못하던 선을 넘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을 믿고 꿋꿋하게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유우성 사건만이 아니라 박정희 정권부터 시작된 국정원의 간첩 조작 역사를 종횡으로 훑는다.
영화가 끝나면 간첩으로 조작됐으나 후에 무죄로 판명난 100여명이 넘는 명단이 검은 바탕에 흰 자막으로 한참 흘러나온다.
박해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