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4 22:24 (화)
예술가가 추구하는 정치인
상태바
예술가가 추구하는 정치인
  • 전민일보
  • 승인 2016.04.12 2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인이 희망하는 예술가, 예술가가 추구하는 정치인 이 둘의 관계는 무엇이 있을까?

예술가는 여러 분야에서 어떠한 형식이나 규칙에 구애받지 않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자유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한 예술적 영감에서 작품 활동을 하게 된다.

정치란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기보다는 제도의 틀 안에서 대중의 지지를 얻어야만 활동이 가능하므로 자아를 중심으로 한 영감 보다는 타인에게 보이는 자신의 이미지를 상품화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4·13총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의 치열한 유세가 펼쳐지는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이 여야 후보를 돕기 위한 문화예술인 및 유명 인사들의 지원사격이다.

유명인들이 나와 찬조연설을 하고 흥을 돋우고 악수를 하는 등이 후보자들에 대한 거리감을 없애고 관심을 끌게 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라는 것이 일반 시민들의 평.

특히 지원유세를 돕는 유명인들이 가족이거나 친지일 경우엔 그 효과가 상당했다. 그런 이유로 정치인들은 대중에게 인기 있는 연예인들을 내세웠다.

이명박 대선캠프를 도왔던 유인촌전장관, 전원일기의 최불암씨를 비롯한 이순재 등 많은 연예인이 있었고 이번 4·13 총선에서도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대한·민국·만세의 삼둥이 아빠인 송일국은 김을동, 배우 심은하는 지상욱, 미스코리아출신 이하늬는 문희상 등 많은 연예인이 이번 총선 도우미로 활동했다.

반면 예술 쪽에 몸을 담고 있다가 자신의 의지로 정치를 하게 된 사람도 몇몇 있다.

문화예술인으로서 손숙, 이어령, 이창동, 유인촌씨 등이 고위 관료직에 있었던 예이다. 외국의 경우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예전부터 나타나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역시 영화배우 출신이다. 현대사에서 예술을 무지하게 사랑했던 정치인들 중에 히틀러도 있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그림을 잘 그렸기에 예술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는 정치가로 변신한 이후에도 주변에 정치인보다는 예술가를 비롯해 非정치인을 많이 뒀으며 19세기 예술을 무척 애호했다고 한다.

채식주의자이며 담배와 술도 하지 않았던 히틀러는 돈을 주고 미술품을 사거나 혹은 강제로 압수하는 방법으로 탐욕적으로 예술품을 긁어모았다.

정치의 세계는 냉혹하다. 정치판이 냉혹하다 보니, ‘냉혹하지 않은 정치인’이 종종 인기를 얻는다. 사람들은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에 관심을 보이는 정치인에게 마음이 끌린다.

예술을 사랑하는 정치인이라면 왠지 평범한 사람들의 애환도 이해해줄 것 같고 ‘인간적인 정치’를 펼칠 것만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문화예술인들의 권익을 앞세워 표를 구걸하지만 많은 문화예술인들의 현실은 비참하다.

실제로 문체부의 예술인실태조사(2015)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예술 활동 수입 평균은 문학(214만원), 미술(614만원) 사진(817만원), 무용(861만원)이었다. 한 달에 1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셈이다.?생계를 위해 부업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은 곧 창작에 집중할 시간을 희생하는 것이다.

전주는 전통문화에서 시작해 한지, 음식, 소리, 등이 잘 어우러진 복합문화예술의 도시이다. 예술인 지원과 문화 향유권 확대라는 큰 흐름의 정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정작 도민이나 예술인들이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창작활동에 있어 경제적 제약을 해소하는 방안과 많은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방안이 실현돼야한다.

문화예술은 퍼주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만들고 느끼고 공유하며 다시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복합적 접근이 필요한 장르다.

경제·사회 등 일반 서민들을 고려한 정책 외에 예술인들을 위한 공약이 나와 실천되기를 바란다. 그런 흐름에 대한 이해와 적극적 지원을 약속하는 후보라면 예술인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송석문 문화예술평론가·전북청소년교육연구원 전주지부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화려한 축제의 이면... 실종된 시민의식
  • 서울공항 봉인 해제에 일대 부동산 들썩… 최대 수혜단지 ‘판교밸리 제일풍경채’ 눈길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삼대가 함께 떠나고 싶다면, 푸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