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남고산성의 실체가 드러났다.
7일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에 따르면 발굴 중인 전주 남고산성에서 성벽과 치, 포루 등을 확인했다.
(재)전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 중인 전주 남고산성(사적 제294호) 발굴조사 결과 두 차례에 걸쳐 축조된 석축 성벽을 비롯해 성벽 바깥쪽에 쌓은 1기의 치(雉 : 적을 관측하고 방어할 수 있도록 성벽에 덧붙여 만든 시설물) 시설, 치 상단의 포루(砲樓)로 추정되는 건물터가 발견됐다.
남고산성은 전주시 남쪽의 고덕산에 자리한 석축 산성이다.
후백제를 세운 견훤이 쌓은 것으로 전해지며 ‘세종실록지리지’ 등에도 기록이 남아 있다.
19세기 초에 성을 고쳐 쌓았고 성 내부에 군사시설인 진(鎭)을 설치하면서 남고진(南固鎭)이라 했으며 이후 남고산성으로 불리게 됐다.
이번에 조사한 지역은 남고산성의 동포루지(東砲樓址)로 조사 결과 성벽은 상단부와 하단부의 축조기법이 다르고 일부 구간에 먼저 조성된 성벽구조가 확인돼 두 차례에 걸쳐 쌓은 것으로 밝혀졌다.
후대 것으로 추정되는 성벽 상단부는 모양이 서로 다른 작은 석재로 축조했고 앞서 조성된 하단부의 성벽은 장방형의 반듯한 큰 석재로 보다 정교하게 쌓았다.
성벽의 바깥쪽에 있었던 치(雉)는 성벽을 쌓은 후 그에 덧대어 바깥쪽에 다듬은 돌과 흙을 이용해 장방형으로 쌓았다.
치 시설에는 주춧돌이 잘 남아 있어 정면 3칸, 측면 1칸의 건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형태와 위치 등으로 보아 누각 형태의 포루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출토된 유물은 조선 전기의 집선문(集線文 : 직선이 가로, 세로, 대각선 방향으로 채워져 있는 무늬)계 기와와 조선 후기의 수파문(水波文 : 반원이 서로 중첩되어 있는 무늬)계 기와가 주를 이뤄 성벽이 조선 시대에 두 번에 걸쳐 축조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발굴성과는 8일 오전 11시 발굴현장에서 일반에 공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재)전라문화유산연구원(063-211-1444)으로 문의하면 된다.
박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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