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0 17:09 (금)
해는 어디서 뜨나
상태바
해는 어디서 뜨나
  • 전민일보
  • 승인 2016.01.21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행하던 두 사람이 여관에서 만나 해가 어디서 뜨나 내기를 했다. 섬사람은 바다에서 뜬다고 했고, 산골사람은 산에서 뜬다고 우겼다. 그러다 여관 주인에게 물어 보기로 했다. 여관주인은 지붕위에서 뜬다고 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세 사람은 서로 자기가 옳다는 주장하다가 현장에 가보기로 했다. 먼저 섬으로 갔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해는 바다에서 떴다. 바다사람이 맞았다. 다음은 산으로 갔다. 아침에 일어나 살피니 해는 틀림없이 산에서 떴다. 산에 사는 사람도 맞았다. 다시 여관으로 돌아와 새벽에 나와 보니 해는 지붕위에서 떴다. 세 사람은 그제야 깨달았다. 다른 사람 의견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사람들은 자기 안목으로만 판단하려 한다. 그리고 남의 의견은 틀렸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삶에서 흔히 겪는 일이다. 어려서 많이 듣던 이야기가 있다.

서울 남대문 문턱이 무엇으로 되어 있는가, 라는 물음이다. 어떤 사람은 소나무라 했고, 다른 사람은 대추나무라 했다. 있지도 않는 남대문 문턱이 무엇으로 되었다는 말인가. 모르는 사람이 오히려 더 우긴다. 사리를 제대로 판단할 식견도 없으면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을 풍자한 말이다.

세상을 바로 보려면 높은 혜안(慧眼)이 있어야 한다. 여러 곳을 찾아 견문을 넓히고 시간을 내어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강의도 듣고 여러 군데서 여는 세미나에 참석하여 안목을 넓혀야 한다. 책은 다른 사람의 사상과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 세계를 가보지 않고도 안방에서 구경할 수 있는 게 책이다.

나도 안목을 넓히려고 찾아다니며 각종 강의를 듣는다. 국립전주박물관 대학 강의를 7년 남짓 들었다. 역사에 대한 지식이 늘고 비판력이 생겼다. 역사박물관 세미나에도 여러 차례 참석했다. 한 주제에 대한 심층분석을 하여 좋았다. 전주정신, 동학농민혁명, 전북의 의병활동 등이 주제였다.

문화유산 답사에도 자주 참가했다. 전국의 문화재를 찾아 지식을 얻으니 가치 있는 여행이 되었다. 영월 사자산의 법흥사 적멸보궁을 참견하고 철원의 백마고지를 탐방한 것이 보람찼다. 하나만 아는 사람은 하나밖에 모르고, 자기 것만 주장한다. 그러나 많이 아는 사람은 남의 주장을 반박하지 않는다. 다른 주장도 인정하기 때문이다.

또 나만 옳다고 주장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시간이 있으면 책을 읽는다. 올해 읽은 귀중한 책은 『목민심서』와 『환단고기』다. 우리 역사상 훌륭한 인물 가운데 하나인 다산 정약용 선생이 쓴 『목민심서』를 읽으면 2백여 년 전의 목민관이 어떻게 집무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오늘날에도 딱 들어맞는 내용이다. 부정부패를 막고 오직 백성들을 위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단고기』는 조상들이 사대사상에 젖어 잘못 기록한 역사를 바로 세우자는 내용이다. 우리의 상고사와 고대사가 중화사대사상과 식민사관으로 온통 왜곡되어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환인이나 환웅, 단군이 한 사람이라 하여 상고사를 줄였다. 중국보다 긴 역사여서는 안 된다는 사상에서다. 세 명칭은 사람이 아니라 수장(首長)의 이름이다. 환인은 7세(世), 환웅은 18세(世). 단군은 47세(世)까지 이어졌다. 지금도 학교에서는 『환단고기』를 인정하지 않고 식민사관에 의한 교육을 하고 있다. 하나밖에 모르니 그 주장이 너무 강하다.

바다에서 사는 사람은 언제봐도 해는 바다에서 뜨고, 산에사는 사람은 해가 산에서 뜬다. 이곳저곳에서 살아 본 사람만 해가 뜨는 곳은 위치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안다.

세상은 좁아졌다. 세계가 하루 생활권이다.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어느 곳에서 일어난 일이건 바로바로 알려지는 세상이다. 누가 정보를 먼저 알아내느냐에 성공과 실패가 달려있다. 많은 정보를 남보다 먼저 알아내어 앞서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무얼 좀 안다고 뽐내고 어물거리다가는 뒤지기 쉽다. 삶을 바르게 살아가려면 새로운 정보에 한 발 앞서야 한다.

오늘부터라도 더 넓은 세상을 향하여 나아가려 한다. 새 출발이다.

김길남 전 전주화산초 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화려한 축제의 이면... 실종된 시민의식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만원의 행복! 전북투어버스 타고 누려요
  • 삼대가 함께 떠나고 싶다면, 푸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