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 전후의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풀로 엮어 진흙을 담은 주머니인 ‘초낭’(草囊·진흙벽돌)의 원형이 김제 벽골제에서 국내 최초로 발굴돼 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김제 벽골제(사적 제111호)발굴조사를 진행 중인 (재)전북문화재연구원은 벽골제 제방의 동쪽부분 보축 제방의 성토층 하부에서 초낭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초낭은 김제 벽골제에서 사용된 부엽공법(敷葉工法)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일본 카메이 유적(7~8세기) 등에서 확인된 바 있으나 국내에서 원형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남서-북동 방향으로 열을 맞춰 배치된 초낭은 연약한 지반을 견고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됐다.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에 따르면 7세기 전후의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통일신라 시대 원성왕 6년(790)에 전주 등 7개 주(州) 사람들에게 제방을 증·수축하도록 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과도 일치했다.
또 초낭에서는 흙과 함께 볍씨, 복숭아씨가 출토된 가운데 하층에서는 담수(淡水) 지표종(指標種)인 마름(한해살이 물풀)이 발견, 김제 벽골제가 과거 담수지(淡水池)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된 보축 제방의 규모는 길이 약 75m, 너비 약 34m이고, 성토층의 최대 잔존높이는 160㎝로, 남서-북동 방향으로 좁고 기다란 띠 모양(帶狀)을 이루고 있다.
또한 제방의 기저부(基底部, 가장 아랫부분)를 조사한 결과, 제방은 직선으로 연결됐고, 일부 확인되지 못한 부분을 감안하면 제방의 너비는 약 30m 내외로 추정된다.
초낭을 발굴한 (재)전북문화재연구원은 김제 벽골제 발굴조사와 관련한 현장설명회와 자문위원회를 13일 오전 10시 30분 발굴현장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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