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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오래된 시내버스 '위험한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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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오래된 시내버스 '위험한 질주'
  • 김병진 기자
  • 승인 2014.06.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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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내버스 차량 4대 중 1대 내구연한 만료 앞둬 시민들 불안

잇따른 타이어폭발, 엔진 화재 등으로 전주 시내버스 안전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재난안전 긴급대응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시내 버스사고 대책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전 7시40분께 완주고산에서 전주로 향하던 시민여객 버스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운전자는 에어펌프에서 불이 시작되자, 차량내 소화기로 불을 끄려했다. 

하지만 소화기가 오래돼 작동되지 않아 인근을 지나던 다른 버스와 차량의 도움을 받고 나서야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운전자는 회사측에 에어펌프 교체를 수차례 건의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버스지부에 따르면 이날 화재가 발생한 버스는 만 8년 8개월을 운행했다. 현행 법적 차령 제한인 9년을 4개월 앞둔 상태였다. 전주시내 버스 차령현황에선 전체 401대 중 105대(26%)가 법적 차령 제한인 9년을 넘기고 있다. 즉 전주를 돌아다니는 버스 4대 중 1대 꼴로 은퇴를 앞둔 차량인 셈이다. 

전북에서 버스의 노후 문제는 크고작은 사고가 잇따르면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 2012년 9월29일 전주시내를 달리던 한 버스에서 갑자기 화재가 발생하면서 버스회사 측의 허술한 차량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도 승객 8명을 태운 신성여객 버스에서 불이 나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불길이 연료통에 닿았더라면 큰 폭발사고로 번질 뻔 했던 아찔한 사고였다. 

전주 한 버스 운전사는 “현재 운행되는 시내버스 중에는 바닥 철판이 부식돼 구멍이 뚫린 버스도 있다”며 “철판 부식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만약 승객들이 그 위에 탑승할 경우, 달리는 버스에서 발이 도로로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선 하루빨리 버스가 교체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 역시 노후된 버스를 타는 것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박현승(26)씨는 “웬만하면 오래된 버스보다는 조금 기다리더라도 새차를 타려고 한다”며 “버스 관련 사고가 나올 때마다 내가 그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오래된 버스는 불안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전북노동연대 강문식 정책교육국장은 “지난 29일 화재는 사업주들이 시민과 노동자들의 안전을 방기한 채 비용절감에만 목매고 있는 탐욕과 이를 눈감아 주고 있는 전주시의 관행이 불러온 결과다”며 “전주시는 노후차량 운행 연장을 중단하고, 운행하는 모든 시내버스에 즉각 실질적인 안전점검 실시후 이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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