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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짓대화 속 가족애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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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짓대화 속 가족애 가득
  • 김민수
  • 승인 2006.05.04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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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린이날 -청각장애 부모 슬하 정우진, 병진 남매
-"수화 더 열심히 배워 상 받은 것 자랑 할래요"
-양친과 떨어져 조부모와 생활
-기초생보자 빠듯한 살림에도
-웃음 잃지 않고 언제나 명랑
-우진이 모범어린이상 받기도





5월의 햇볕이 내리쬐던 4일, 전주진북초등학교(교장 최정식)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체육대회에 열중이던 우진(13·6학년)이는 시종일관 잇몸이 보일정도로 시원한 미소를 지으면서 뛰어놀고 있다.

이처럼 해맑게 웃고 있는 우진이의 아버지 정용준(43)씨와 어머니 김미경(38)씨는 모두 청각장애인으로 현재 서울에 살면서 양복점에서 일을 하고 있다.

부모의 적은 수입 탓에 우진이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어린 동생과 함께 전주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그때 당시만 해도 기저귀차고 있던 동생 병진이도 어느덧 4학년 개구쟁이가 됐다.

현재 우진이네 가족은 할머니 유영순(61)씨가 진북초 급식실에서 조리원으로 일하면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데, 3년 전까지는 우진이 할아버지 정문수(67)씨가 공사장에서 일을 해 버는 돈으로 수입을 보탰지만 왼손 손가락이 절단되는 큰 사고를 당한 뒤부터는 어렵게 됐다.

여기에 우진이 부모님이 적은 수입을 쪼개서 보내주는 생활비와 동사무소를 통해 받는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지원금이 수입원이다.

그래서 우진이는 저녁마다 할머니의 뭉친 어깨 근육을 풀어주기 위한 안마를 하고, 할아버지의 다정한 말벗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것밖에 해드릴 수 없어 너무 죄송하고 부끄럽다”는 천사표 꼬마 숙녀다.
게다가 우진이는 동생 병진이를 돌봐주는 누나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어린 나이에도 ‘엄마’처럼 굴어서인지 병진이는 “누나가 제일 싫다”고 투덜대기도 한다. 하지만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남매의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오누이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우진이는 방학이 되면 서울에 있는 아빠와 엄마를 만날 수 있는데, 그 날을 손 꼽아 기다리고 있다.
“방학 때 아빠, 엄마를 만나면 수화(手話)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랑 상 받은 것을 자랑하고 싶어요”라는 우진이의 얼굴에는 부모와 떨어져 지낸 시간들에 대한 그리움들이 가득하다.

그렇지만 우진이는 늘 친구들에게도 멋진 친구의 모습을 잃지 않는다. 지연이와 자령이, 현정이 모두 “우진이는요, 똑똑하고 뭐든지 잘해요”라면서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6학년 1반 담임인 김윤희 교사 역시 “너무 성실하고, 마음이 착한 아이”라면서 “구김살 없이 밝은 얼굴로 친구관계나, 맡은 일에 대해 열심히 하는 예쁜 녀석”이란다.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도 금새 동생 병진이가 4학년 줄다리기에 나서자 열심히 응원하는 우진이는 장차 커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한편 우진이는 이토록 착한 마음씨 덕택에 지난 3일 전북학생종합회관에서 열린 제84회 어린이날 ‘모범어린이상’에서 최규호 교육감으로부터 교육감상을 받기도 했다./ 소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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