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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속 다시 돌아온 연탄사고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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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속 다시 돌아온 연탄사고 위험
  • 김병진
  • 승인 2014.01.12 2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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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연탄쿠폰 사업 대상자 5년새 2배 늘어.. 지난해 119 연탄가스 중독 38건.. 대책마련 시급

 

올 겨울 들어 최저기온을 기록했던 지난 17일 오전 전주시 완산동 한 주택. 이순임(72) 할머니가 연탄난로를 집안에 들여 놓고 겨울을 나고 있었다. 맵고 싸한 연탄가스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 할머니 집에도 5년전 설치한 기름 보일러가 있지만 워낙 기름값이 비싸다보니 무용지물이 된지 오래다.


밀폐된 공간에서 연탄가스 중독사고의 위험성이 크지만 고령의 할머니가 연통이나 난로의 안전을 점검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 할머니는 “얼마전 연탄보일러를 쓰는 윗집에선 연탄가스를 마신 할머니를 다행히 우편배달부가 발견해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며 “그런 소식을 들을 때 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지만 추운날씨에 어쩔 수 없는것 아니겠냐”고 씁쓸해 했다.


최근 전북에서 기름값이 비싸서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서민들이 점점 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때 ‘겨울철 살인복병’으로 불리는 연탄가스 중독에 무방비로 노출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지역 연탄보조사업 대상은 지난해 6499가구다. 가구당 2.5명꼴로 거주한다고 추산하면 1만6000명 정도가 연탄으로 추운 겨울을 나는 셈이다. 연탄쿠폰 지원 가구는 2007년 3318가구, 2008년 4988가구, 2009년 6562가구, 2010년 6143가구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사용량만큼 가스중독 사고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에선 모두 38건(자살시도 포함)의 연탄가스 중독으로 인한 119 출동이 접수됐다.


최근에는 저소득층의 겨울나기용 이외에도 시설원예, 축사, 사무실 등지에서도 난방연료로 많이 쓰이면서 곳곳에서 연탄가스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 연탄이 연소되면서 나오는 일산화탄소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독성가스로 산소부족에 이르게 만들어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춥다 보니까 어르신들이 비닐로 막고 밀폐해놓고 밤에 주무신다”며 “기압이 낮은 날이나 눈, 비가 오는 날은 가스가 방 안으로 유입돼 굉장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연탄은행은 각 가정의 연탄보일러·연통의 균열, 배출구 틈새 등을 점검해 오고 있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최근 경기불황으로 연탄 난로와 보일러를 설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안전에 대한 의식이 낮아 인명 피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연탄가스는 초기 누출시 냄새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을 피우기전 연통과 환기구에 균열이 없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집안을 주기적으로 환기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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