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20 09:57 (월)
한식조리사 단번에 합격한 조선족 김광매씨
상태바
한식조리사 단번에 합격한 조선족 김광매씨
  • 고운영
  • 승인 2013.08.01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생활 5년차 조선족 이주여성이 한 번에 합격하기 힘들다는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단기간에 따냈다. 그것도 모자라 곧바로 다문화가정 강사에 도전해 교육과 공부에 올인하고 있다.
배움이 밥 먹는 것보다 좋다는 그녀에게서 학창시절 학생 같은 순수한 열정과 에너지가 느껴진다. 녹록치 않은 한국 생활 속에서 엄마이자 아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삶을 당당히 꾸려나가고

있는 김광매(31)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달 20일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12명의 이주여성이 참가한 ‘단체급식 푸드매니저 양성교육’에서 김씨가 홀로 한식조리사에 합격한 것. 지난 3월 요리 교육을

시작한지 4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한글과 한국어에 익숙한 조선족인 김씨가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여성보다 유리했던 건 사실이지만 한식조리사 합격률이 30%이하 인 것을 감안하면 김씨의 합격은 눈여겨 볼만하다.
김씨는 중국에 사업차 온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해 지난 2008년 남편의 고향인 익산에 정착했다. 아는 사람하나 없는 이 곳에서 오로지 남편만 의지해 7, 5살 두 아이들을 키우며 외로움과 우울

증으로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러다 지난해 가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컴퓨터 교육을 받으면서 그녀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배움의 즐거움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6년간 아이들에 치여 자신을 챙길 수 없었던 그녀에게 교육은 자유와 짜릿함마저 선물해줬다.
“왜 지금까지 이주여성에게 지원되는 교육을 몰랐는지 후회스러워요. 교육을 받는 게 제 자신에 대한 투자잖아요. 이 시간 자체가 선물 같고 행복해요. 진즉에 이런 교육을 알았더라면 애를

업고라도 나와서 참여했을거에요.”
한 번의 도전으로 따낸 한식조리사는 가족과 주변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했다. “제 개인적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지만 가족들이 너무 좋아해서 뿌듯해요. 특히 아이들이 엄마는 우리 집 요리

사라고 엄지를 치켜세워주고 반신반의했던 남편은 눈을 휘둥그레 하더라구요.
대부분의 이주여성이 그렇듯 그녀의 최종 꿈은 한국에서 당당히 일자리를 갖고 정착하는 것이다. 그날을 위해 양식·일식 조리사 자격증 취득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하는 모든 교육을 다

섭렵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다. 그녀의 이런 생각에는 아이들을 위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담겨있다.
“제 꿈은 일자리를 갖고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예요. 엄마라면 누구나 아이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잖아요. 그러기 위해서 계속 공부하고 제 자신에 투자할 거예요. 한식조리사

는 시작에 불과해요.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제게 꼭 맞는 자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춘향제 12년째 전두지휘...한복의 美, 세계에 알릴것
  • 서울공항 봉인 해제에 일대 부동산 들썩… 최대 수혜단지 ‘판교밸리 제일풍경채’ 눈길
  • 화려한 축제의 이면... 실종된 시민의식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지유온 성장 가속화…상장전 경쟁력입증
  • 삼대가 함께 떠나고 싶다면, 푸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