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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나 가능한 공무원 칼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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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나 가능한 공무원 칼퇴
  • 김병진
  • 승인 2013.07.10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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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핏하면 야근에 전시성 행사동원..설문 응답자 중 57% '일주일10시간 이상 초과근무'

전주시 완산구의 한 주민센터에서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A씨(30·여)는 정시 퇴근을 포기한지 오래다. 쏟아지는 업무를 처리하려면 야근을 밥 먹듯 해야 한다. A씨의 일과는 그야말로 숨 쉴 틈이 없다. 오전 8시30분에 출근하면 밀려드는 복지 관련 민원인들을 응대해야 한다. 전화 민원 상담도 끊이지 않는다.


장애인이나 노인들을 위해 복지 관련 신청서류도 작성해줘야 한다. 이렇게 숨 가쁘게 움직이다 보면 어느덧 퇴근시간이다. 하지만 A씨의 본격적인 업무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낮에 받아두었던 민원인들의 신청서류를 정리하고 전산망에 인적사항 등을 일일이 입력해야 한다. 또, 올 들어 처음 시행된 무상보육과 각종 신규 사업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퇴근시간은 오후 10시나 11시가 될 수밖에 없다.


A씨는 “최근 들어 인력 충원이 많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기관에서 하던 업무가 이관되는 경우가 많아 업무 강도가 더 높아진 것 같다”며 “일상이 된 야근에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전북지역 공무원들이 걸핏하면 야근과 전시성 행사에 동원되면서 업무 스트레스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북지역본부(이하 전공노)는 9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5개 시·군(전주, 남원, 부안, 장수, 순창) 공무원 업무량 및 업무강도 분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공노의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5월20일부터 3주간 5개 시·군 공무원 36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이 중 1367명(37.9%)이 설문에 참여했다.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2명 중 1명(57.7%)은 1주일에 10시간 이상 시간외 근무(야근)를 하고 있었다. 일주일에 12시간 이상 야근하는 공무원도 380명(27.8%)나 됐다.


또 근무시간 중 업무처리를 다 하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715명(52.3%)이 ‘각종 행사 등 인원동원 때문’이라고 답했다. 직원 동원의 부정적 행사에 대해선 ‘전시성 행사’가 779명(59%)으로 가장 많았고, ‘캠페인 청소’ 274명(21%), 지역축제 85명(13%) 등 이었다.


이밖에 출산·유아휴직 증가와 ‘총액인건비제’ 시행으로 결원이 많아져 업무량이 증가했냐는 물음에 ‘업무량이 많아져 매우 힘들다’ 670명(49%), ‘업무량이 늘어나긴 했지만 할 만하다’ 378명(27.6%) 순으로 응답했다.


총액인건비제도는 지난 2011년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을 확충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정부가 증원된 인력의 인건비를 3년간 70% 부담하고 이후에는 지자체가 전액 부담하고 있다. 때문에 재정이 열악한 대부분의 지자체가 인력 충원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전북공무원 노조 박영호 본부장은 “무분별한 인력동원 및 전시성 행사에 소모되는 행정력 낭비요소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무원들이 과중한 업무로 인해 자신의 건강을 해치고 지역주민들을 안타깝게 하는 일이 없도록 지자체장이나 지역 주민들이 애정이 담긴 시각으로 고충을 이해하고, 함께 대책을 마련해 가는 일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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