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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본가, 익산을 이끌어가는 홍토현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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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본가, 익산을 이끌어가는 홍토현 선생
  • 고운영
  • 승인 1970.01.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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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의 대부 가람 이병기 선생의 고향이자 시조창의 본가로 불리는 익산에는 전국 대표 시조경연대회 심사위원만 300여 차례, 전국대사습놀이 등 전국 주요 국악제의 심사위원장을 도맡아오며

전국 시조창을 이끌어가는 홍토현 선생이 있다.
“속가는 듣는 이의 흥을 돋우는 빨간색이라고 한다면 시조는 색으로 치자면 녹색이야”
“시조는 선비가 부르는 문학과 음악이 함께 하는 정악이라, 싯구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창으로 부르면 내면세계를 만날 수 있는 깊은 매력을 가졌어, 긴 호흡으로 정신과 몸이 건강해지는 음악

이지”
홍토현 선생은 시조창을 이렇게 설명한다. 끊길 듯 이어질 듯 시조창의 매력처럼 그는 대한시조협회 익산시지부장으로 활동하며 시조창의 역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30여년간 시조 인생을 걸어오며 후학 양성과 시조발전을 위해 청년 못지않게 뛰어온 그의 나이는 올해로 81세다. 그의 시조계의 명성과 실력을 생각해보면, 어릴 적부터 시조 신동이라 불리며

시조와의 남다른 인연이 있으리라 지레짐작케 한다. 하지만 홍토현 선생이 시조를 처음 접한  것은 그의 나이 47세다. 고향 왕궁면에서 전도유망한 농업경영인이자 제2대 왕궁면 지방의원을 지

낸 그는 소위 말하는 지역 유지였다.
그런 그에게 퇴직해 왕궁면에 거주하시는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선비들이 부르며 마음을 다스리고 풍류를 느낄 수 있는 시조창을 정갈한 몇몇 지역사람들과 함께 가르쳐주겠다해 취미로 시작하

게 됐다.
그 후 시조의 깊은 맛에 빠져들어 농사중 시간만 나면 시조를 부르게 됐고, 급기야는 당시 익산에 계시는 중요무형문화재 83-나호로 지정된 향제줄풍류의 명인 고 강낙선 선생님을 찾아가 정식

으로 배우게 됐다. 60세 환갑의 나이로 처음 충북 난계예술제 시조 명인부 1등을 수상하며 전국대회 장원을 휩쓸었다.
“20년전 광주 임방울국악제 시조 대상부에 1등하고 집에 전화를 하는데, 목이 메어오더라고, 이런 목을 타고 나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생각도 나고”라며 시조를 한 이후 가장 인상깊

었다던 그때를 회상했다.
이후 힐튼호텔에서 ‘한중일 미술인문화’의 밤행사 축하공연, 세종문화회관에서 전국명인대회 대상수상자 공연 발표 활동을 활발히 펼치며 중요문형문화재 제41호 보유자인 고)정경태 선생님

께 이수하는 한편 시조 사범자격을 획득해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대한시우회 이사, 대한시조협회 익산시지부장 활동을 하며 그후 남향춘향제전 전국시조 경창대회, 광주국악대전, 임방

울국악대전, 서울종로 국악대전 등 각종 대회 심사위원과 전주대사습놀이, 남원춘향제전, 임방울 국악대전, 신라문화제 국악대회 등 심사위원장으로 300여 차례가 넘는 대외 활동을 펼쳐 시조

명가, 익산의 명성을 드높여 왔다.
실력향상과 시조계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것 못지않게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후학양성이다. 개인활동을 하면서도 30여년 동아 후계자 양성에 힘써 왔다. ‘왕대밭에 왕대가 난다’는 속담

처럼 훌륭하신 홍토현 선생님과 스승들이 워낙 뛰어난 실력이 있기에 후진들도 전국대회에 나가기만하면 좋은 성적을 내왔다. 특히 학생들 중에는 연세 지긋한 어르신 학생들도 많지만 서울대

국악과를 수시합격한 장명수, 젊은 국악인 김사랑과 같은 젊은 제자들을 배출해 전국적으로 현재 활동 중이라고 한다.
홍 선생은 “시조는 마음의 절제와 인내, 스스로를 다듬고 만들어 가는 노력이 있어 현대인들이 불러야 할 노래가 아닌가 생각해, 우리지역은 어느 곳보다 시조의 기반이 잘 보존된 고장으로

시민들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시조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한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오늘도 봄꽃이 소담스러운 마당이 보이는 교실에서는  10여명의 회원들이 둘러 앉아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라 장구가락에 리듬을 맞춘다. 조상들의 슬기와 덕망, 여유로움, 호연지기와 정감어린

생활모습이 그대로 담겨져 있는 글귀와 소리가 마음에 울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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