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관광특구가 제 역할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관광특구는 관광산업의 선도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을 이끌어야 하지만 오히려 수년째 방문객이 줄거나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특구는 지난 1993년 도입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운대와 유성, 제주도, 설악산, 경주 등 5개소가 최초로 지정된 후 현재 13개 시도에 28개 관광특구가 존재하고 있다.
당시 관광특구에는 야간영업 시간제한이 적용되지 않으면서 전국적인 인기를 모았다. 관광특구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련 법 적용을 배제한 것이다.
그러나 1999년 공중위생법상 야간영업 시간제한이 폐지되면서 관광특구의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다. 관광특구와 일반 관광지의 차별이 사라진 것이다.
이에 다수 시도에서는 관광특구를 도심지로 이동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왕래가 많은 도심 속 특화거리를 중심으로 관광특구를 지정하고 있다. 현실적인 관광특구 지정으로 자체적인 관광산업 활성화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도내에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도내에는 1997년 무주구천동 7.61㎢와 정읍내장산 3.45㎢ 등 2개소가 지정돼 20여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들 관광특구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차치하고 국내 관광객까지 증원하지 못하고 있다. 내장산국립공원의 경우 지난 2004년 외국인 관광객은 1381명을 기록했지만 2007년부터 집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광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정읍시를 방문한 외국인 방문객은 전무하다. 무주군 관광특구 역시 같은 처지이다. 무주군 관광특구 내 대표적인 관광지인 무주리조트의 경우 매년 증감을 반복하고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 증원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무주군 전체 방문객 중 외국인 관광객은 1만도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관광특구 지정 요건이 한 해 동안 외국인 관광객 10만명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부끄러운 실정이다.
도내 관광특구는 수년 동안 이 같은 상황이 유지되고 있지만 도와 시군에서는 마땅한 해결책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도와 시군에서는 관광특구 유지조차 힘겨워하고 있다. 관광특구는 현재 정부 지원금을 통해 시설개선과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
정부는 매년 평가를 통해 전국 28개소 중 5개소 내외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지속적인 지원금조차 기대하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일부에서는 관광특구 해제를 비롯 새로운 특구 지정 등 근본적인 활성화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현재 관광특구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 차원의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도 역시 관광특구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한옥마을 관광특구 지정 등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