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비응도 호텔 본계약이 계속 늦어지면서 그 지연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우디 S&C측은 군산시의 본계약 촉구를 위한 공문에 대한 답변을 최근 보내왔지만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사우디 S&C측은 ‘우리의 의견이 약간 다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빨리 이사회를 소집해서 결과를 통보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우디 S&C측이 공문을 통해 밝힌 ‘의견이 약간 다르다’는 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 주목이 모아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 같은 의미가 비응도 호텔 추진여부를 결정질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시 안팎에서는 본계약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비응도 호텔이 들어설 예정인 토지 매매가에 대한 격차가 가장 큰 원인일 것으로 손꼽고 있다.
시는 당초 비응도 호텔 건립예정부지인 군부대 4만8993㎡의 부지를 99억5000여 만원에 매입했지만 녹지에서 상업용지로 바뀐 후 약 21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사우디 S&C측이 군산시의 토지가격에 대해 신뢰를 못하고 있고, 면밀하고 신중한 검토가 더 필요로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투자유치조례의 경우 투자금액이 1000억원 이상이고, 상시고용인원이 500명 이상인 기업이 군산으로 이전하거나 투자하면 최고 100억원까지 특별지원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분석은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 S&C측은 작년 6월 군산시와 가계약을 맺을 당시 오는 2012년까지 약 3,000억원을 들여 지상 47층 규모의 호텔을 건립한다는 방침이었다.
이런 가운데 본계약이 지연되는 또 다른 이유를 비응도 호텔을 건립한 뒤 운영상의 문제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현재 국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당초 예정인 오는 2012년 문을 열더라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호텔건립 뒤 경영의 안정화를 꾀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려다보니 본계약이 늦춰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두 나라간 서로 다른 정서를 이유로 내세우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 등 중동국가의 경우 대개 투자와 사업추진에 대해 느긋한 반면 우리의 경우 투자에 따른 기대감이 다소 성급한 면이 있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분석 역시 사우디 S&C측이 가계약을 맺기 전에 이미 투자성과 등을 파악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하는 분석이다.
시 관계자는 “본계약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며 “사우디 S&C측이 여전히 투자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간을 갖고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본계약이 늦어지는 배경을 둘러싼 온갖 분석에도 불구하고 군산시가 비응도 호텔과 관련해 사우디 S&C사로부터 다소 끌려가고 있다는 비난으로부터는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군산=신수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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