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었던 A씨(65.여)는 남편과 사별 후 연금과 자녀들의 지원으로 경제적으로는 별 어려움 없이 풍족하게 살고 있지만 고독과 쓸쓸함으로 우울하기만 하다.
봉사활동도 나가고 산악회에서 등산도 자주 가지만 허전한 마음은 채워지지가 않고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힘들기만 하다고 한다.
이씨는 말벗이 돼 주는 친구같은 연인을 만났으면 하지만 젊은 시절과 달리 나이가 들어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닌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부인이랑 6년 전에 사별을 한 B씨(64.남)는 밤이 되면 너무 적적하고 잠이 오지 않아 괴롭기만 하다.
여자 생각보다는 이제는 누군가가 옆에서 말벗이 돼 줬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가끔 야외에 나가 식사도 하고 여행도 같이 다닐 수 있는 친구 같은 여인을 만나고 싶지만 주변사람들의 시선과 가족들의 눈치가 보여 양심에 걸린다고 한다.
양지노인복지관에서 운영중인 노인성상담센터에 따르면 애인 또는 이성친구와의 교제를 희망하는 어르신이 248명 중 132명(53.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화상대를 찾기 위해서, 노후의 삶을 보람되게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애인 또는 이성친구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성교제에 대한 욕구는 있으나 주변의 시선이나 자녀 눈치에 의해 제약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황혼재혼에 대한 자녀세대의 편견과 부정적 인식, 돌아가신 부모에 대한 애정집착, 재산상속문제에 대한 염려 등이 노년기의 이성교제 및 재혼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또한 죽은 배우자에 대한 도리와 예의라는 부담감과 잘못된 죄책감, 자신의 성적 욕구를 부도덕하거나 죄악시 하는 경향도 있었다.
노인의 성적 행동은 단순히 성적만족만이 아니라 애정과 고독의 해소, 자기가치, 친밀감 등 매우 복잡한 이유와 동기에 의해서 행해지며, 성이란 성적 행동을 의마하는 것으로 제한되지 않고 심리적이고 정서적인 측면을 포괄하는 총체적인 개념을 지칭한다는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성욱 복지팀장은 "부모의 이성교제나 재혼에 대한 자녀세대의 이해가 매우 부족하다"며 "노년기 행복하게 살 권리를 인정하고 긍적적으로 바라봐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또 "건강하고 올바른 이성교제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노인들 스스로 뿐만 아니라 노인의 이성교제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며 "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공개강좌와 노인성관련 세미나, 전문노인성교육과정 등 인식개선을 위한 성교육 프로그램으로 건전한 노인성문화로 홀로 된 노인들의 주관적 행복감과 생활만족도를 높이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석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