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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문학관, 신중한 접근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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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문학관, 신중한 접근 필요하다
  • 전민일보
  • 승인 2010.01.2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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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가 지난해 폐교된 전북외국인학교를 도립문학관으로 활용키로 했다. 도에 따르면 이 건물을 문화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전북문학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 등의 행정 절차를 이행하면서 4-5월경 추경 예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이 자리에 도내 작가와 작품 등을 총망라한 자료실 등을 갖춘 문학관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시,군 단위의 개인 문학관이 있지만 도 차원에서 정리된 문학관을 공유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취지는 충분히 논리와 타당성을 갖고 있다. 물론 유휴 공간을 활용한 문화 저변의 확대로 공익성과 다양성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각 지자체마다 지역문화 활성화 등을 내세우며 문학관 건립에 뛰어들었지만 막상 건립한 후에는 재정을 확보하지 못한 채 방치 상태에 놓여있는 터라 우려의 소리가 큰 것은 당연하다. 제발 기우이기를 바란다. 지난 1997년부터 문학관 건립에 국고가 지원되기 시작하면서 2000년 이후 지자체의 문학관 건립에 불이 붙기 시작해 하나둘씩 생겨났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손에 꼽힐 정도다.
 현재 미당시문학관(고창), 아리랑문학관(김제), 채만식문학관(군산), 최명희문학관(전주), 혼불문학관(남원) 등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본보가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했던 대로, 지금도 여전히 전문적인 문학해설사 또는 전문적인 학예연구사가 배치된 곳이 거의 없으며, 상당 수의 문학관이 기능직 등 분야와 상관이 없는 직원들이 파견돼 이미 그 기능을 상실한 곳이 많다. 그 이유는 물론 예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우선 지워 놓고 보자는 식의 사고가 팽배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 부분에 대한 대안이 있다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어떻게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또 예산 지원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 지 고민이 우선 앞서야 할 것이다. 또 주차 공간의 확보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도 고려의 대상이긴 하지만 운영을 잘 한다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전북은 문향(文鄕)의 고장이다. 백제가요 ‘정읍사’, 가사문학의 효시 ‘상춘곡’, 고전소설 ‘춘향전’과 ‘흥부전’의 주요 무대로 한국문학사를 아름답게 수 놓고 있다. 따라서 도립문학관에 거는 문인들과 도민들의 기대가 다른 지역보다 남다른 만큼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을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지 말고, 신중의 신중을 기한 가운데 추진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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