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생태계 구축,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화답할 차례
전북의 금융 지형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전북 금융허브, KB금융그룹의 KB금융타운, 우리금융그룹의 우리WON금융타운이 잇따라 문을 연 데 이어, 1일에는 NH농협금융지주까지 ‘전북금융허브'를 출범시키며 전주에 자리를 잡았다.
하나금융그룹도 원-루프(One-Roof) 센터 신설 계획을 세운 만큼, 국내 주요 금융지주가 사실상 모두 전북에 거점을 마련한 셈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국민연금공단 이전 10여 년 만에 전북이 명실상부한 금융도시로 발돋움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도민의 한 사람으로써 감개무량하다.
이번 NH농협금융의 합류는 상징성을 넘어 실질적 규모에서도 눈에 띈다.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향후 5년간 전략산업에 2조5000억원 규모의 기업여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농협은행은 전북신용보증재단에 17억원, 기술보증기금에 10억원을 특별출연했다.
자산운용 전주지원센터를 개소한 NH-Amundi(아문디)자산운용은 이미 국민연금 자금을 위탁운용하며 국내 주식·채권 분야에서 약 20조원을 거래하는, 채권 부문 최대 규모의 위탁운용사다. 은행과 보험, 증권, 자산운용, 벤처투자까지 계열사 역량이 한자리에 모인 원스톱 금융 인프라가 전북에 뿌리를 내린다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지역 청년 인재 양성을 위한 전북대와의 산학협력 협약, 청년 인턴십 프로그램 운영 계획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앞으로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전북만의 독자적인 특화 금융 모델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 이상 구호만으로는 힘들다. 전북국제금융센터 조성 등 인프라 확충 계획에 속도를 내면서 '금융도시 전북'이라는 슬로건이 더 이상 구호에 그치지 않을 여건이 만들어내야 한다.
국내 금융지주들의 거점이 모였다고 금융중심지가 저절로 완성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물리적 사무소 개소를 넘어 정책금융과 벤처투자, 자산운용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생태계가 갖춰져야 하고, 전문인력 정주 여건과 지역 대학·연구기관과의 연계도 함께 다져야 한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제3금융중심지 공식 지정이라는 마지막 퍼즐이 남아 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이 일도 전북자치도와 함께 전북 정치권, 그리고 민주당이 마무리지어야 한다. 지방선거 기간 동안 ‘민주당 원팀’을 호소하면서 도민들의 지지와 표를 달라고 하지 않았던가. 잊어서는 안된다.
전북은 나름대로 준비를 마쳤다. 이제 이재명 정부와 김민석 대표의 민주당이 화답할 차례다.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으로 국민연금을 이전시킨 데 이어,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몰려드는 이 흐름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그간의 노력은 또다시 물거품이 되고 만다. 정부는 전북을 반드시 제3금융중심지로 지정해, 지역균형발전의 퍼즐을 맞춰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