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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연구개발특구, 신산업·일자리 창출의 거점으로 거듭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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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연구개발특구, 신산업·일자리 창출의 거점으로 거듭나려면
  • 전민일보
  • 승인 2026.08.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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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대런 아세모글루와 사이먼 존슨은 저서 ‘권력과 진보’에서 AI 전환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으면 투자자나 산업계 종사자에게 낙수효과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제조업의 미미한 공정 단축이나 사무직의 문서 요약을 통한 시간 단축이 매출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기업가치 증가나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1800년대 영국 철도, 2000년대 초반 인터넷망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큰 손실을 안겼지만, 철도는 물류비용을 절감시키며 철강·기계 산업을 견인했고 인터넷망은 모바일 혁명과 AI 시대를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전북에 대한 정부의 R&D 투자와 현대자동차 등 기업의 막대한 투자는 새로운 신산업의 폭발적 수요를 만들어낼 것인가. 지역 R&D 주체의 준비와 우리의 자세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전북연구개발특구의 강점은 전주·완주·정읍·익산의 다양한 생물자원과 데이터, 딥테크 스타트업 중심의 연구개발클러스터로 발돋움할 수 있는 국책 연구기관(농진청, KIST, 원자력연, 생명연 등)과 거점 국립대, 그리고 반도체·디스플레이(동우화인캠, OCI 등), 자동차(현대자동차), 방위(HS효성 등), 수소(일진하이솔루스 등), 식품(하림 등) 분야의 기업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기존 산업을 넘어 신산업과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서는 기술혁신 기업이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퍼스트무버’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초·원천R&D, 딥테크사업화R&D(과학사업화), 기술사업화R&D(기술산업화)를 분리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초·원천R&D에서는 질 높은 지식재산이 창출돼야 하고, 과학사업화에서는 이 지식이 응용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지 판단해 IP 포트폴리오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기술산업화에서는 시장 트렌드에 맞춰 가격을 낮추거나 품질을 높이는 R&D로 고객의 선택을 받고, 특허·영업비밀 등으로 수익을 배타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신산업의 출현을 위해서는 산업·학문 간 경계에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창의적 통찰이 발현돼야 한다. 기초·원천R&D 단계는 정답 없는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만큼 연구자의 자율성 보장이 필요하고, 과학사업화 단계에서는 최고 연구역량을 가진 연구자와 글로벌 혁신기업, 딥테크 스타트업이 함께 신기술 실증을 시도해야 한다.

실제로 전북특구는 방사선 혁신의약품 사업화R&D를 추진하며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 핵융합연, 생명연, 전북대 등과 대기업·딥테크 스타트업이 공동연구를 기획해’5극3특’ 지방 자율R&D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만료 예정인 물질특허와 글로벌 제약사의 파이프라인을 분석해 신규물질 창출형 및 시밀러 방사선의약품 개발을 추진 중이며, AI-사이언티스트와의 융합을 통한 인간-AI 공동연구 패러다임을 실험 환경에서 검증해 고위험·고비용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위험성을 낮출 예정이다.

전북특구 신산업 육성의 핵심은 국책 연구기관과 거점 국립대의 연구인력, 생물자원과 데이터, 산업 생태계 조성이 가능한 혁신기업의 활용에 있다. 다만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얽매이는 경로의존성을 극복하고, 내부 타성에서 벗어나 글로벌 혁신기업과 딥테크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신기술 실증을 시도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성과로, 원자력연·생명연·독성연 등 8개 기관이 참여해 진행 중인 첨단바이오 부스트업 플랫폼 구축 사업(2025~2027년, 총사업비 183억2000만원)을 통해 AI융합 바이오 기업 ‘바스젠바이오’는 BIO USA 2026에서 미국 ‘Cambridge Scientific Corporation’과 AI 플랫폼 구독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사업의 ‘노보렉스’도 파킨슨병 치료제 파이프라인과 함께 AI 결합 신약 발굴 플랫폼(FBDD)을 보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전북에 대한 정부와 민간기업의 투자가 신산업과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지려면, 경로 의존성 탈피와 함께 성공 확률이 낮은 과학사업화에 지역의 역량과 자원을 투입할 과감한 R&D 리더십과 직관력이 필요하다. 이런 통찰력 있는 리더십이 기술의 도메인 지식을 빠르게 흡수해 비즈니스 언어로 해석해내고, 딥테크·AI 융합모델을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인재를 창출할 때, 전북연구개발특구는 신산업 창출의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유진혁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전북연구개발특구본부장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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