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신작…'상실 속으로 나를 보내는 시의 스위치'
2015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홍지호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아주 간단한 스위치'를 펴냈다. 첫 시집에서 '슬픔의 감각을 깨워 우리를 타인과 연결시키는 시'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이번 시집에서도 상실과 연결의 감각을 더욱 깊고 넓게 확장해낸다.
이번 시집에서 홍지호 시인은 사라진 것을 단순히 불러내기보다, 오히려 사라짐의 안쪽으로 ‘나’를 천천히 밀어 넣는다.
시인은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삶 속에서 누구나 ‘상실의 예비자’일 수밖에 없음을 담담히 응시하며, 잃어버린 시간과 기억의 흔적을 시로 불러낸다.
시 속에서 슬픔은 '허공을 찢는 소리', '주머니에서 다 녹은 초콜릿', '전화를 걸지 않는 마음', '초를 태우고 남은 향' 같은 감각으로 번져간다. 곁에 없지만 여전히 마음속 어딘가를 밝히는 존재들을 향한 그리움이 시집 전반을 조용히 감싼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는 한 방향만 바라보지 않는 ‘양방향의 응시’가 두드러진다. 눈앞에서 사라진 것들이 어딘가에서는 다시 도착하고, 새의 날갯짓이 아침을 데려온다고 상상하는 방식처럼 시인은 상실의 반대편까지 함께 바라본다.
제목이기도 한 ‘아주 간단한 스위치’는 일상 속 흔한 장치이지만, 시 안에서는 감각의 방향을 바꾸고 사라진 것과 남겨진 것 사이를 오가게 만드는 특별한 통로가 된다. 시인은 이 스위치를 통해 독자들에게 '잃어버린 것들과 다시 접속하는 순간'을 건넨다.
6년 만에 돌아온 홍지호의 이번 시집은 사라짐을 견디는 사람들에게 조용한 위로와 긴 여운을 남기는 한 권의 시집으로 다가가고 있다. 송주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