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조
지리산에 사는 스님
절간 구석에
배추농사를 지었습니다
세 고랑은 사람이 것이고
한걸음 떨어진 작은 고랑은
손님의 것이랍니다
아침마다 찾아오는
배추벌레님을 이사시키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답니다
속이 채워지기 전부터
김장배추를 같이 먹고 산답니다
고적한 산사에
참 귀한 손님이라고 합니다
/김현조
전북 정읍 출생으로 1991년 《문학세계》로 등단했다. 시집: 『사막풀』, 『당나귀를 만난 목화밭』, 『비사벌에는 달 냄새가 난다』와 번역서: 『이슬람의 현자 나스레진』이 있다. 전북시인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한국문인협회국제교류위원, (사)전주문인협회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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