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복
무심한 비질에
저문 가을이 내몰린다
설운 이별에
몇 날을 울어 붉은 눈자위
태생적 천식 쌕쌕대는 기침으로
누렇게 뜬 얼굴
겁 없이 뛰어내려
건들대는 초록의 허세까지
유장한 나무의 지문들이
한곳에 모였다
저마다 빛나는 이력을 들이대며
부시럭거린다
그래도 아직은 아름답구나
누군들 빛나는 시절이 없었을까
각각의 고단한 생애
고개 끄덕이고
좁은 자리 더 당겨 곁을 내줄 즈음
우리도 서로
굽은 등을 쓰다듬겠지
끌어안은 시간을 버무려
헤진 지문이 거름으로 승화될 때
온몸에선 달큰한 향기가 날까?
뽀골뽀골 옹기항아리에
술 익는 냄새 같은
/전재복
*저서: 시집 6권, 영역시선집 1권, 산문집 3권, 동화 1권
*수상: 전북문학상, 바다와펜문학상, 샘터문학상본상, 전북교원문학상,
한반도문학상(아동문학), 신무군산문학상
*활동: 한국문협, 전북문협, 표현, 전북시협, 전북펜, 군산문협, 기픈시, 교원문학,
나루문학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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