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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봉호 발행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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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봉호 발행인 칼럼
  • 전민일보
  • 승인 2025.09.3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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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공항 판결 대응 전략 재정비할 때

 

문봉호 자치광장 발행인

 

30년간 도민의 염원이 담긴 숙원사업,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계획에 법원의 급제동이 걸리면서 지역 사회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수도권 논리로 지방의 미래를 재단하는 퇴행적 악몽'이라는 격한 반응과 함께, 즉각 항소해 총력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국책사업이 한순간에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감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감정적 대응의 늪에 빠져서는 안 된다. 분노는 잠시 내려놓고, 법원의 판결문을 냉철하게 복기하며 한층 더 정교하고 치밀한 논리로 무장해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때다.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할 것은 이번 판결의 본질을 '경제성' 문제로만 축소해 인식하는 것이다. 물론 재판부는 비용 대비 편익(B/C) 비율이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판결의 핵심은 경제성을 넘어선 절차적 정당성과 안전성의 훼손 문제에 있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가 조목조목 지적한 핵심 쟁점은 의도적으로 축소·왜곡된 조류 충돌 위험성 평가 부실하게 이뤄진 환경 영향 평가였다. 법원은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국내 어느 공항보다 높은 조류 충돌 위험성이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됐음에도, 평가 모델을 자의적으로 적용하거나 평가 범위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위험도를 낮췄다고 판단했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서천 갯벌과 생태적으로 연결된 수라갯벌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막연히 '저감 대책을 세우면 된다'는 식으로 넘어간 점도 명백한 흠결로 지적했다.

이는 단순히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를 떠나, 국가의 중대 사업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합리성과 객관성에 중대한 결함이 있었음을 사법부가 확인한 것이다. 따라서 '환경 보완은 필요하지만 사업은 중단 없이 가야 한다'는 식의 어정쩡한 주장은 항소심에서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이제라도 법원이 지적한 계획상의 허점을 완벽하게 보완하는 것이 순서다. 물론, 수도권 중심의 획일적인 잣대로 지방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가치를 재단하는 것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대의에 명백히 어긋난다.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례에서 보듯, 지역의 미래 성장 잠재력을 키우기 위한 기반 시설 투자는 단기적인 비용-편익 분석을 초월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마땅하다. 새만금국제공항 또한 이러한 거시적 관점에서 추진돼야 할 사업이다. 그러나 이러한 '당위성'을 주장하기에 앞서, 법의 논리를 뛰어넘을 더욱 강력하고 구체적인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김관영 지사가 제주 제2공항 사례를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감정적 호소나 정치적 압박만으로는 재판부를 설득할 수 없다. 과거 새만금 방조제 소송 당시의 경험을 복기하며, 법원이 제기한 모든 의구심을 해소할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 조류 충돌 위험에 대한 세계적인 수준의 재검증, 환경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안을 마련해 항소심 재판부를 설득하는 것이 급선무다. 나아가, 새만금국제공항이 왜 '지금, 여기에' 필요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답해야 한다. 전북이 유치에 성공한 2036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지로서의 역할, 피지컬 AI와 이차전지 특화단지 등 새만금을 중심으로 펼쳐질 미래 첨단산업 비전과 공항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를 구체적인 데이터로 입증해야 한다.

공항 건설로 인해 훼손될 수 있는 환경적 가치보다, 이를 통해 창출될 경제적·사회적 공익 가치가 국민 모두가 인정할 만큼 압도적으로 크다는 점을 재판부가 인정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다. 이번 판결은 새만금국제공항 사업의 정당성을 한층 더 단단하게 다지고, 모든 절차적 흠결을 보완할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북도와 국토부는 분노와 조급함은 뒤로하고 법원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미흡했던 부분을 철저히 보완하고, 안전과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다. 덧붙여 정치권과 도민사회 역시 한목소리로 힘을 모으되, 그 목소리가 단순한 구호나 감정적 외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논리로 채워진 목소리만이 힘을 가질 수 있다.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30년 숙원의 날개를 활짝 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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