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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을 읽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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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을 읽는 저녁
  • 기형서 기자
  • 승인 2025.08.29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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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은 숙

 

초원을 읽는 버릇이 생겼다

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를 쓰고 온 후로

부쩍 눈물이 많아졌다는

친구의 소식을 들은 후

나도 덩달아 눈물이 흔해졌다

시도 때도 없이 소환 된 옛날은

풀이 바람에 나부끼던 먼 언덕이다

 

구름이 덧 씌워질 때마다

한 뼘씩 낮아지곤 하던

나무들의 중심

새 따라 온 숲은 초록의 이야기로

끊임없이 재잘거리고

미루나무며 어린 소나무는

허공을 이고 가는 오솔길을

온종일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지

 

눈꽃이 하얀 저녁

푸성귀로만 차린 식탁엔

새들의 시 낭송이 한 구절 얹힌다

 
김은숙
김은숙

 

/1990현대문학으로 수필등단, 지구문학으로 시 등단

시집 세상의 모든 길, 귀뜸, 초원을 읽는 저녁과 수필집 그 여자의 이미지, 길위의 편지, 그 사람 있었네등 출간, 새천년 한국 문인상, 전북문학상, 전북시인상, 하이쿠문학상, 영호남수필문학대상 등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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