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들 IT제품들은 수십만원을 호가하고 있어 2자녀 이상의 가정에서는 어린이 날 선물로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5일 어린이 날을 맞아 도내지역 유통업체들은 로봇과 인형 등 3~7만원대 완구류를 전시해 놓고 치열한 판촉전을 전개했다.
그러나 유통업체를 찾은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10∼20만원을 훌쩍 넘는 휴대용 게임기나 디지털카메라, MP3 등 디지털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았다.
전주시 송천동 김모(41)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들이 어린이 날 선물로 휴대용 게임기를 사달라고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사줬다”며 “요즘은 선물에 있어서도 아이들이 먼저 특정품목을 요구해 비용만 30만원이 더 들었다”고 말했다.
익산시 동산동 이모(38)씨 역시 초등학생 딸과 몇일째 실랑이 중이다.
어린이 날 선물로 딸이 최신형 휴대전화를 요구하는 바람에 수십만원의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씨는“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딸이 휴대전화를 선물로 사달라고 해 곤혹스러운 상황이다”며 “거기다 50만원을 훌쩍 넘는 최신형 휴대전화를 갖고 싶어 해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5월의 경우 어버이날 등 기념일이 많고 행사가 많아 가계지출이 가장 큰 시기인데 이제는 어린이 날 아이들의 선물도 부담스럽다”며 “차라리 5월에 끼어 있는 기념일들이 다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도내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대가 급변하면서 과거 성인들에 어울릴 법한 선물들이 최근에는 어린이들에게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며 “아이들의 요구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사주기 보다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 적정한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운협기자
저작권자 © 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