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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대리운전요금 “부르는게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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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대리운전요금 “부르는게 값”
  • 한민호 기자
  • 승인 2023.11.27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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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료 있으나 마나‘ 배짱 영업’
호출 무응답·골라 태우기 일쑤
“음주운전 조장 가능성”목소리

"기본요금은 왜 있는지 모르겠어요. 금액을 올려야 겨우 와요”

장모(37)씨는 지난 주말 친구들과 연말 모임을 가진 뒤 귀가하기 위해 대리운전을 호출했다.

평소대로라면 집인 동서학동까지 1만5000원이면 응답하던 대리운전 기사들은 20여분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추위에 떨던 장씨는 기다리다 결국 금액을 2만2000원으로 올리자 그제서야 곧바로 호출이 잡혔다.

장씨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1만5000원에 배차되던 대리운전 기사들이 최근에는 2만원이 넘게 지불해야 온다"며 "업무상 차를 놓고 갈 수도 없고 운전을 직접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연말이라고 웃돈을 얹어 줘야 집에 갈 수 있으니 부담도 되고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연말연시가 다가오자 대리운전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리운전 기사들의 배짱 영업에 이용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대리운전 업체와 기사들은 일정 금액 이상 되지 않으면 호출에 응답하지 않거나 손님을 골라 태우는 등 수요 증가를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도내 한 대리운전업계에 따르면 도내 주요 도시의 대리운전 요금 기준은 시내의 경우 기본 요금 1만5000원부터 1만8000원까지 책정되며, 시외로 갈수록 추가 요금이 붙는 구조다.

시내 지역은 기본요금을 받지만, 대리운전기사가 손님을 내려준 후 돌아오기 어려운 외곽 지역의 경우 거리에 따라 2만원까지 추과요금이 붙는다.

하지만 업계의 설명과는 달리 현장에서는 전주 시내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특정 요일과 시간대에 따라 대리운전 요금이 달라지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대리운전비를 '부르는 게 값'이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또 연말만 되면 발생하는 대리와의 전쟁은 음주운전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다.

시민 주모(45)씨는 "술을 한 잔을 마시더라도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되지만 요즘같이 추운 날씨에 기본요금으로 배차를 기다리고 있으면 운전대를 잡고 싶은 충동도 일어나곤 한다"며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추가요금을 더 내고 대리운전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도내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음주운전 적발 시 대리운전을 기다리거나 추가요금을 지불해야 해서 운전대를 잡았다고 진술하는 사례도 상당수다.

반면 대리운전 기사들은 지역에서 다른 곳으로 가는 콜이 없는 경우, 금전적 시간적 손해를 고스란히 자신들이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내의 한 대리기사는 "대리운전 배차 금액에 20% 정도를 업체가 가져가고, 나머지 보험료와 기름값 등 지불하고 나면 막상 손에 쥐는 수익이 적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진 지역은 다음 콜을 받기가 힘들고 금액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보니 무료로 봉사까지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한민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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