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강천산 형형색색 단풍 손짓
인근 상인들, 가을특수에 웃음꽃
"단풍색을 보니 완연한 가을이네요"
단풍이 절정을 이룬 10월 마지막 주말, 도내 주요 명산에는 쾌청한 날씨 속에서 많은 행락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8일 오전 9시께 순창 강천산. 산에 들어서는 입구부터 넘실대는 빨간 단풍잎들이 수많은 등산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반기는 듯했다.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강천산 주차장은 일찌감치 만석을 이뤘지만 형형색색 옷을 갈아입은 강천산을 보기 위한 등산객들의 발걸음은 종일 끊이질 않았다.
이날 강천산을 찾은 이들은 중장년층으로 구성된 등산 모임이 주를 이뤘으나 가족과 연인 또는 친구 단위의 등산객들도 넘쳐났다.
등산객들은 입구에 들어서는 광덕교에서부터 빨갛게 농익은 단풍나무을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친구들과 함께 단풍 구경을 왔다는 최모(50·여)씨는 "친구들과 함께 등산을 오니 힐링도 되고 너무 좋다"며 "단풍잎을 친구들과 함께 보니 다시 청춘으로 돌아간 것 같고 학창시절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산을 오르는 주변에는 단풍잎이 붉게 물들었고, 다리 앞을 두고 흐르는 폭포는 그야말로 장관을 이뤘다.
부모와 함께 온 어린아이들은 자기 손보다 큰 단풍잎을 들고 폭포 앞에서 부모에 구령에 맞춰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온 권모(37)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산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단풍이 지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다시 와야겠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등산을 하다 지친 등산객들은 잠시 돌에 걸터 앉아 가방 안에서 정성들여 싸온 과일과 음식들을 먹으며 시원한 바람에 흔들리는 단풍을 구경하기도 했다.
휴식을 취한 등산객들은 등산화를 단단히 조여매고 다시 산행을 나서기 시작했다.
등산객들 중에는 젊은 등산객들도 눈에 띄었다. 최근 젊은 세대들에게 등산 열풍이 불면서 많은 젊은 층들이 강천산을 찾았다.
이들은 전형적인 옷차림인 등산복, 등산화, 등산스틱 등이 아닌 트레이닝복과 레깅스, 운동화 등 다양한 옷차림이었다.
강천산을 오르던 대학생 임모(24)씨는 "올해부터 등산의 매력을 실감해 도내 명산들은 찾아다니고 있다"며 "요즘 SNS에서 등산을 인증 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MZ세대들에게 등산이 핫하다"고 말했다.
이날 등산로 입구 음식점들도 단풍을 즐기러 온 등산객들이 몰려들었다. 가을 특수를 맞은 상인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났다.
음식점 주인 김모(60)씨는 "모처럼 손님들이 가득 채우니 활기도 띄고 기쁘다"며 "가게에 손님들이 늘다보니 오랜만에 장사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한편, 강천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말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단풍은 11월 중순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한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