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 고등학교 기말고사에서 오류가 있는 수학문제가 출제돼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재시험 방식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출제 오류 사실을 감추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전북도교육청과 해당학교 등에 따르면 전날 1학년 10개반 273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2학기 2차고사에서 수학시험 한 문제가 부호 오류 표기로 확인됐다. 이 같은 오류를 시험 직전에 확인한 수학문제 출제 교사는 시험을 치르고 있는 10개 학급을 돌며 잘못된 부호를 정정해 공지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학급이 아닌 분리고사실에서 시험을 치른 한 명의 학생에게 이 같은 정정 공지가 전달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학교 측은 "담당 교사가 문제 오류를 인지한 뒤 10분 만에 정정공지를 완료했으나 분리 고사실에서 시험을 치른 학생에게는 이를 알리지 못했다"며 "시험이 끝난 뒤 교사들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수정 정보를 전달받지 못한 학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학교는 하루가 지난 8일 오전에 수학과 교과협의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뒤 재시험 대상을 1학년 전체와 정정공지를 받지 못한 학생으로 국한하는 두 가지 방안을 오후에 열린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 상정했다. 위원회는 9일 4교시에 10개반 전체 학생이 재시험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이 이 같은 사안을 감추려고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제보자는 "학교 측이 8일 2교시에 공지를 받지 못한 학생만 대상으로 재시험을 치르려다 파문이 확산되자 전체 재시험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 같다"며 "처음에는 쉬쉬하려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학교 관계자는 "수학 시험의 경우 부호나 숫자만으로도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데 검토과정에서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시험의 공정성을 위해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학교는 지난 10월에 실시된 중간고사에서도 정답이 없는 수학 문제를 출제했다 재시험을 치르기도 했다.김영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