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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벽화길 하나, 열 꽃놀이 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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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벽화길 하나, 열 꽃놀이 안 부럽다’
  • 김진엽 기자
  • 승인 2019.08.08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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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청 인근 구미동 벽화마을…5개 테마 ‘추억여행’ 감성 톡톡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무성서원 등 새로운 벽화거리 조성 예정

우리 주변에는 쇠락해지고 오래되었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보다도 새로운 것만 찾다가 아쉽게 놓치게 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대부분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고 꾸불꾸불한 골목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이런 동네에서 살아본 적도 없는 이도 괜히 어린 시절의 향수에 젖어 들게 된다.

정읍시청 인근에 위치한 구미동 벽화마을이 바로 그 곳이다. 건물 외벽에 벽화를 그려 골목길을 새롭게 정비해 재탄생한 아기자기하고 예쁜 마을이다.

# 사시사철 피어있는 벽화…꽃놀이 구경 충분

한적하고 조용한 구미동 벽화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알록달록 벽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그림과 생동감 있는 그림들로 밋밋했던 담벼락이 멋지게 재탄생했다. 언제 어느 때도 꽃구경이 가능하다.

마을을 수놓은 아름다운 벽화들이 꽃놀이를 대신하기에 충분하다. 금세 져버린 봄날의 꽃도 구미마을에는 벽화로 사시사철 피어있다.

화려하거나 인위적이지 않은 그야말로 순진무구한 색깔의 벽화들이 가득하다. 발길을 따라 걷는 곳마다 멋진 그림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무엇보다 마을의 풍경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골목과 집들이 조화된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그려진다.

# 구미동 벽화마을 시작점…거북이 모양 지도

거북이 모양의 지도가 구미마을 벽화길의 시작점이다. 벽화길은 ▲응답하라 1979 ▲숨은 보석 찾길 ▲이순신 활터 ▲생각의 길 ▲힐링의 길 등 5가지 테마로 꾸며져 있다.

지도 속에 표시된 지점들은 아쉽게도 지워져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정표가 없어도 당황할 필요가 없다. 어디로 가든 길은 이어져 있고 발길 닿는 대로 걸어가다 보면 그것 또한 나름 매력이 있다.

이순신 활터의 끝에는 마을 정자로 연결된 계단이 있다. 그리 힘들지 않게 올라갈 수 있는 정자에 서면 마을이 한눈에 보인다. 근처의 둘레길을 걷는 것도 추천한다.

# 마을 풍경과 조화 이룬 캘리그라피 등 눈길

구미동 벽화마을은 마을 풍경과 조화를 이룬 특색 있는 그림들이 인상적이다. 단순히 그림만 그려놓은 것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표현해 더욱 실감 난다.

담벼락 사이로 난 하수구 구멍은 나무옹이로 그려 맞춰놨고, 감나무 가지는 담벼락에 척 걸쳐 그려져 있다.

물이 흐를 수 있도록 설치된 배수 파이프는 코끼리의 코로 깜짝 변신했고, 요새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연탄재도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소품으로 변신했다.

사진 찍는 걸 그다지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예쁜 글귀나 캘리그라피를 보다보면 벽화 앞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게 된다.

# 취형저격 숨은 보석 그림 찾는 재미 쏠쏠

이곳에는 또 하나의 작은 세계가 펼쳐져 있다. 꽃이 있고, 바다가 있고, 산토리니가 있다.

또한 골목길 담벼락을 장식한 추억의 만화영화 주인공 그림들이 정겹다. 아이들과 함께 오면 엄마와 아빠는 수다쟁이가 될 것 같다.

레고, 나무토막, 타일을 활용한 아기자기한 그림도 취향 저격이다. 숨은 보석 그림 찾는 재미가 쏠쏠하며, 골목 사이로 보이는 아름다운 자연은 덤이다.

가족과 연인과 함께 구미동 벽화마을을 천천히 걸으면서 각자의 숨은 보석을 찾길 바란다.

# 정읍의 역사와 인물 담은 벽화거리 만든다

시는 구미동 일원 제일고등학교 담장부터 일광사 사거리까지 새로운 벽화거리를 조성키로 했다. 침체해가는 마을을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제일고의 딱딱하고 차가운 은색 철재 담장과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낡고 오래된 골목길에 생기를 불어넣어 사랑이 넘쳐나는 마을로 재탄생된다.

새롭게 조성될 벽화거리는 조금 특별하다. 삼국시대부터 근대사까지 정읍의 역사적 인물과 배경을 중심으로 정읍시만의 특징을 살린 주제의 그림들로 가득 채워진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무성서원을 비롯 정읍의 초대 현감 이순신 장군, 조선왕조실록을 지킨 안의와 손흥록,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전봉준 장군 등 정읍의 자긍심을 표현하고 이미지를 강조한다

또한 화려하게 채색된 벽화길을 밝혀줄 LED 조명을 설치해 낮과는 다른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면 연인과의 낭만적인 데이트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그동안 이 길을 다니면서 무서워했을 아이들과 여성들에게도 이젠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원도심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길 기대한다. 정읍=김진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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