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여중생 아버지 1인시위 벌여
학교폭력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삶을 저버린 여중생의 아버지가 “아이들이 평화롭게 다닐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일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29일 숨진 여중생의 아버지 박씨는 전주지방검찰청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시작했다.
박씨에 따르면 지난 10월24일 경찰은 박양에 대한 학교폭력과 관련해 지목된 가해학생 7명에 대해 4명은 ‘모욕’, 1명은 ‘단순폭행’으로 또 나머지 2명은 ‘혐의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박씨는 “우리아이는 가해자들의 학교폭력으로 삶을 놓아버렸는데 경찰의 수사결과는 너무나도 축소된 결론”이라며 “사건 이후 철썩 같이 믿었던 학교와 경찰이 보인 여러 가지 미온적인 태도에 실망한 뒤 직접 나서서 학교폭력에 대한 증거와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이 몇 달간 하지 못한 일을 불과 1주일도 못되는 시간 동안 할 수 있었다.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소보충진술서를 작성해 검찰에 제출했고 담당검사를 만나 가해학생이 소환조사를 마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그 자리에서 담당검사에게 가해자들에게 적용된 죄명은 매우 낮은 수준의 혐의이며 이들이 공동협박과 공동폭행 및 상해를 가해 동급생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검사님은 아버지의 마음으로 사건을 보겠다고 했고 그 말을 믿고 싶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고 명예회복, 학폭의 재발 방지를 위해 가해자들에게 법이 정한 최대치의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는 생각에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을 시작했다”고 1인 시위의 취지를 설명했다.
박씨는 “시위의 기간이 얼마나 될지 기약은 없지만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를 함께 키워준 지인들이 시위를 돕기로 했다”면서 “이번 일의 공정한 수사와 정당한 처벌을 계기로 아이들이 평화롭게 다닐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먼저 간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아버지의 유일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지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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